독설/ 김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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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309)
독설/ 김연종
칡넝쿨처럼 칭얼대면서도
급소만 공격하는 저 산초나무 가시도
애초엔 뿌리와 줄기가 한 몸인 연둣빛
둥근 모음의 떡잎이었다
드센 바람과
햇빛처럼 밀려드는 고통과
모래알 같이 퍼붓는 슬픔이
순한 모종의 실뿌리까지 스며든 후
유연한 팔과 다리의 떡잎은
어느새 뾰족한 독화살로 변했으리라
가시 돋친 내 혀도
처음엔 옹알옹알
그렇게
둥근 모음의 떡잎부터 옹알거렸을 것이다
시집 (삶은 팍팍하고 생은 울컥한다. 66쪽)
(시감상)
어린 것은 모두 예쁘다. 맹수의 왕 사자도, 호랑이도, 새끼 때엔 모두 귀엽고 순진하고 순수하다. 자라면서 무엇이 우릴 그렇게 맹수로, 산초나무 가시로 만들었을까? 드센 바람? 고통, 슬픔 이 모든 삶의 희로애락이 여린 우리의 떡잎을 가시로, 독설로 만들었을 것이다. 때론 이 복잡한 세계에서 벗어나 깨 벗고 놀던 개울가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둥근 모음의 떡잎으로 옹알거리는 아이가 되고 싶다. 산다는 것은 끝없이 가시를 만드는 일이다. 꽤 아플 텐데. 찌르는 사람이나 찔리는 사람이나.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연종프로필)
전남 광주, 전남대 의대, 문학과 경계 등단, 제3회 의사 문학상, 시집(삶은 팍팍하고 생은 울컥한다_2025) 외 3권의 시집, 2권의 산문집이 있다. 우수 출판콘텐츠 선정.

김연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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