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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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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스트라이크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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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4회 작성일 24-09-22 20:02

본문

스트라이크

=이문재

 

 

회사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십삼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등 뒤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이대로 가다 기차를 타면 바다가 나오리라

느리게 날카로워지는 능선에 눈길을 주다가

문득 내 이름을 불러보았다

이문재 이문재 이문재

부르면 부를수록 낯설어져서 그만두었다

버스는 마주 오는 차를 모두 비켜가며 달렸다

세상의 아침은 세상의 아침에게만 아침이었다

스마트폰을 껐는데도 내가 켜지지 않았다

다들 내보냈는데도 내가 들어오지 않았다

기차를 두어번 갈아타면 항구까지 가리라

 

 

   창비시선 459 이문재 시집 혼자의 넓이 43p

 

 

   얼띤 드립 한 잔

    회사는 나의 삶의 무대다. 회사를 떠나는 일은 사회에서 곧 매장되는 것과 같다. 회사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를 탄 자아, 나의 뜻과는 관계없이 의도하지 않은 일의 결과였다. 그것은 이십삼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새로운 경험을 예언해 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이십삼 년, 긴 세월이다. 십과 이십은 대조적으로 닿고 삼은 간여하거나 빽빽한 어떤 이미지로 닿기까지 한다. 그러나 삼은 또 완벽한 독립적 자아의 수다. 등 뒤에서 먼동이 트고, 혁명은 언제나 동에서 인다는 사실, 이때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나는 확실히 죽었음을 알린다. 이대로 가다 기차를 타면 바다가 나온다. 언어의 고장 바다, 언어의 한 다발씩 묶은 기차와 한꺼번에 실은 버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느리다. 날카롭다. 저 능선에 눈길을 주는 일 어쩌면 죽은 자의 처세겠다. 내 이름을 불러본다. 그러나 왠지 낯설고 신기하고 서툴러 보인다. 내 것 같지 않은 내가 저기 걸어간다. 그럴수록 포기하며 바라본 세상, 세상의 아침은 온몸 푹 잠기며 푹 빠져 있는 이에게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나는 아니기에 스마트폰을 꺼버렸다.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 그 어디에도 없는 이 세상, 다들 내보냈는데도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이 사회에서 기차를 두어 번 갈아타면 항구까지 가겠다. 항구, 항구港口가 아니라 완벽한 세계 구체에 대한 건너거나 아니면 짝이거나 하는 항이겠다. 아직 나도 모르는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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