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제국에서 바라보나니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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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제국에서 바라보나니
=박정대
잠의 제국에서 바라보나니,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라는 제목의 책도 있지만 함양 상림의 나무들에겐 결사의 자유가 있다
나는 런던과 리스본에서
바르셀로나와 파리에서
프라하와 부다페스트에서
네덜란드와 독일과 그리스로 날아가던
1만 미터 상공의 비행기 안에서
그대와 잤다
나에겐 결사의 자유가 있다
결사적으로 나는 자유다
문학동네시인선 085 박정대 시집 그녀에게서 영원까지 101p
얼띤感想文
사실, 로시니만큼 자유분방한 이도 없을 것 같다. 누구와 잤는지 알 수도 없거니와 혹여 누구와 잔다 해도 관심 가져 볼 일은 없을 테니까! 함양 상림의 나무들에겐 그만큼 형태나 그 모양에 관계없이 손을 잡는다. 그리고 마음이 맞았다 하면 결사적으로 사랑을 하고 깨끗이 저버리는 아주 상남자 중 상남자가 될 것이다. 그대는 늘 바깥으로 돌았다. 런던과 리스본과 바르셀로나와 파리에서 프라하와 부다페스트에서 네덜란드와 독일과 그리스로 날아갔던 1만 미터 상공 비행기에서 의미 없는 섹스를 했을 것이다. 사정도 하지 않은 채 거저 묵힌 홍어처럼 죽 잠만 잘 것이다.
그러니까 로시니, 혹은 누가 오늘 오후는 어떤가? 젓가락 닦으며 그릇을 씻고 있는 저 남자에게 드립 한 잔 고이 내리는 저 손모가지를 잡아다오. 옷이라고는 V넥 한 장 달랑 걸친 저 꽃 주머니를 풀어다오. 양쪽 절벽에 내리는 헛디딘 발로 웃음을 밀어 다오. 나는 결사적으로 난간에 의지하면서 층층대를 걸어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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