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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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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화정동 =김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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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3회 작성일 24-07-16 21:24

본문

화정동

=김개미

 

 

    쥐구멍이 있는 방으로 퇴근을 하면, 그애가 침대에 누워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애는 지난 설에 목을 매 죽었지만, 나는 매일 살아 있는 그 애를 만났다. 이제 그만 좀 떠나, 나는 신을 믿었지만, 신은 성경책 속에만 사는 심술쟁이 영감 같았다. 예배 시간 말고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누군지도 모르는 신에게 기도하는 것보다, 아는 귀신에게 부탁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자목련이 피었다고 동료들은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나는 충혈된 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때 동료들이 찍은 사진 속에 내가 있었는데, 나는 귀신 같았다. 오른쪽 귀퉁이 반만 나온 시커먼 창문 안에 심령사진처럼 찍혀 있었다. 눈을 감으면 묵직한 것이 가슴에 올라앉았다. 그럴 때 막사에는 나 혼자 있는 것 같았고, 추운 것도 같았고, 더운 것도 같았다. 간신히 잠이 들면 꿈속에서도 알았다. 깊이 잠들지 못했구나. 꿈속의 나는 얼룩덜룩한 어둠 속에서 달렸다. 그 애가 자꾸 쫓아왔다. 내가 빨라지면 그 애도 빨라졌다. 내가 더 빨라지면 그 애도 더 빨라졌다. 점프를 해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면 그 애도 날아올랐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물러가라! 꿈속에서 나는 신을 믿었고 신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았지만, 신은 꿈속에서도 나를 돕지 않았다. 도망칠 곳이 없다는 걸 깨달은 나는 절벽으로 달아났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드디어 아침이었다. 눈을 뜨면, 그 애는 내 가슴에 엎드려 내가 눈을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쥐구멍이 있는 방에서 출근 준비를 했다.

 

 

   문학동네시인선 190 김개미 시집 작은 신 102-103p

 

 

   얼띤感想文

   궁당로=崇烏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보통 한 열흘 정도 있으면 들것에 실려 가기도 하는데 나는 좀 오래 기다려야 했다. 비쩍 마른 사람이 먼저 악수를 청하고 나는 동의한 적도 없었지만, 불쑥 내민 손에 목덜미 잡히듯 끌려나갔다. 밖은 비가 오고 우산을 든 사람들 외국인들도 더러 보였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이쪽을 빤히 쳐다본다. 자기네 땅도 아니면서 주차는 늘 하곤 했던 사람들 오늘도 예외는 없고, 정말이지 쟤들 언제 가? 몰라! 그래도 쟤들 없으면 장사가 안돼 피다만 꽁초를 짓이고 만 저 눈빛 정말 사나워 죽겠어! 잠시 햇빛을 보는가 싶었지만, 다시 또 비가 오고 있었다. 꽃다발처럼 묶인 시간과 틈새 비집고 나올 여유조차 없는 거리는 늘 답답한 일상이었다. 거기다가 미래까지 앗아가기라도 하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너 그러다가 정말 죽겠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늘 묶여 있었지만, 오늘은 왠지 그 묶은 혁대가 풀린 것만도 같았다. 그래 맞아 간절히 기도하면 들어줄 수도 있다잖아 기도해 봐, 그러나 냄비는 단순하기 짝이 없다. 늘 그 모양 그 틀, 뜨거운 물인지 찬물인지 분간은 안 가고 무조건 담아내는 저 인간 어느새 불판에다가 오랫동안 얹어놓고 비비다가 다시 또 무언가 하고 있다. 뺑뺑 도는 하루살이와 하루살이 떼들, 지난밤 바나나를 너무 오랫동안 먹었나, 이 모든 게 꿈이라면, 그러나 어딘가 놓여 있는 눈과 그 눈을 바라보며 한 옴큼 손바닥은 지나가고 거슬러 오르면 거기가 어딘지 모르고, 친밀감인지 그게 허기인지도 헷갈리는 불판 위에서 자살하고만 사실, 흐느적거리며 휘젓는 나무젓가락과 온몸 다 풀린 물결이 물결로 씻어내리는 과정은 참담한 춤이었고 고즈넉한 저녁에 마음 갈 길 없이 들어 올려지는 어둠 그 어둠 속에 소용돌이처럼 빨려 들어가는 변주곡과 아방궁을 연상케 하는 파생 곡까지 어리어리 잠이 들고 말았다.

 

    시인의 시를 읽다가 내 마음도 얹어 보았다. 역시 시는 좋은 놀이감이다. 시인이 말한 화정동은 그 동네 이름이고 여기 궁당로는 내가 사는 동네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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