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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얇아진다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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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8회 작성일 24-07-15 22:21

본문

저녁엔 얇아진다

=박연준

 

 

침대에 앉아 바지를 벗고 양말을 벗으며

나를 찾는다

부풀거나 야윈, 나라는 조각들

발치에 개켜두고

 

찾는 것은 나,

찾는 사람도 나

 

책상 위에 접혀 있는 것

변기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고양이가 핥아먹은 것

모두 다 나

 

무너지는 산을 등으로 막아야 하는 것도

 

,

 

 

   문학동네시인선 209 박연준 시집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053p

 

 

   얼띤感想文

    하루는 참 무겁다. 산처럼 하루를 보냈다. 아무에게도 말 못 할 사정 같은 것 부풀거나 야윈 시간의 조각들 마치 미완성처럼 지나갔다. 어쩌면 하나의 성체로 이룰 수도 없는 지키지 못할 어떤 약속처럼 매시간을 붙들며 그렇게 진을 뺐나 보다. 하루가 저물고 저녁은 또 이렇게 얇기만 하다. 고양이처럼 변기처럼 지나간 하루, 그 하루를 고스란히 묻는 저녁, 각자무치角者無齒라 했는데 괜한 일 건드려 화만 키우지는 않았는지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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