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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소음 =한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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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6회 작성일 24-06-30 11:52

본문

생활과 소음

=한여진

 

 

    서대문형무소를 지나고 대성아파트를 지나고 영락교회를 지나고 사직터널을 지났다 서대문형무소에서 과거를 찾지 않았다 대성아파트를 지나며 생활을 찾지 않았다 영락교회를 지나며 말씀을 찾지 않았다 사직터널을 지나며 잔향을 찾지 않았다 나를 찾는 이 없어서 눈감고 귀 막고 계속 갔다

 

 

   얼띤感想文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산류천석山溜穿石이라는 말도 좋아한다.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작은 것이라도 모으고 쌓으면 큰 것이 된다. 우공이산에서 우공愚公은 결코 젊은 사람이 아니다. 노인老人이다. 오십 이전에 오십을 바라볼 때 아저씨인 줄 알았다. 오십이 되고 보니 나는 아직도 젊은데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을 가졌을까! 노인과 오십에서 반세기나 흘렀다는 것을 소음처럼 들린다. 서대문형무소는 해가 뜨는 방향 동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꽉 닫힌 어떤 세계관을 상징한다. 대성아파트는 어떤 무리에서 동조하지 못하고 이룰 수도 없는 자아의 개념이 묻어나 있다. 그러니까 낙오와 실패와 낭패와 이탈 같은 것으로 성공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영락교회에서 진정한 삶의 조언자라든가 참된 귀를 찾고 싶었지만 없었고 여태껏 없었고 사직처럼 그리움이라는 것도 없다. 그러나 거저 뚫어지게 바라보는 일 우공愚公처럼 한 방울 물처럼 한 곳을 향한다. 어떠한 일이든 꾸준히 연습하면 반드시 이루게 될 것이다.

 

   문학동네시인선 201 한여진 시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0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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