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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무학교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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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3회 작성일 23-06-23 11:15

본문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민음사, 2004)

 

   얼띤感想文

    나무는 시적 주체다. 불변의 진리다. 늘 푸르름을 자랑한다. 새가 날아와 앉았다가 쉬어가는 나무줄기처럼 버팀목이며 지친 들짐승이 곁에 와 머물며 짙은 그림자를 배경으로 잠시 누일 수 있는 자리 그것은 나무다. 사실 나무도 나이를 먹는다. 나무보다 오래 살 수 없는 인간은 불변의 진리처럼 바라보게 하니까, 우주도 그 시작이 있었다면 종말도 있는 법 그러나 인간의 시계에서 바라보는 한동안의 세상은 고정불변에 가까운 진리나 다름없다. 한 톨의 먼지, 이건 어디까지나 천고 불변의 진리다. 먼지로 왔다가 먼지로 사라지는 어느 골목에서 잠시 안주하는 세계에서 찰나와 같은 시간을 우리는 보낸다. 찰나에 슬픔이 있었던가! 찰나에 고통이 있었던가! 찰나에 행복이 있었다면 찰나에 사랑이 있었다면 잠시 잠깐 내리쬔 햇볕처럼 톨톨 말린 먼지, 여기서 가벼움은 더하겠다. 축축함은 마르고 바람에 훨훨 날아갈 수 있으니까.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는 자세, 오늘도 잠시 머물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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