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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샌드백/송미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80회 작성일 23-07-20 10:53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김포신문 230721)


드백/송미선 

잽의 목표지점을 자주 바꾸었다 아무리 때려도 너절해지지 않았고 두들길수록 팽팽해졌다 아프다고피멍이 들었다고 한 마디만 해주었다면 그만두었을 텐데 속이 뭉그러진 줄 몰랐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척했다 죽은 사람들만 골라서 주먹을 날렸다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기에 앞뒤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긁힌 팔뚝에서 굿판이 벌어졌다 핏방울이 튀어 샌드백에 문신을 새겼다 점점 팔심이 풀렸지만 메트로놈에 맞춰 번갈아가며 양팔을 뻗었다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파도처럼 샌드백은 달려들었다


내리막길을 물고 늘어지던 하루가 눈덩이처럼 가속도가 붙었다 갈림길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끊어질 길만 골라 걸었으니까 두어 걸음도 채 걷지 않았는데 낭떠러지였다 접근금지라는 팻말은 녹다운되어 누워있고 가슴은 앞으로 쏠렸다 눈물을 참다 보니 어금니 사이에서 웃음이 돋아났다 삼켰던 어제가 삭아 비릿한 웃음이다 샌드백 대신 나를 거꾸로 매달았다 나를 배신하는 건 언제나 나였으니까


오늘의 안녕이 내일의 샌드백과 닮은 꼴이라서


(시감상)


때론 응어리진 것들을 풀기 위해 뭔가를 두드리고 싶을 때가 있다샌드백만큼 좋은 것이 없다아무리 때려도 되돌아와 맞을 준비를 착실하게 하는 녀석맞는 사람보다 때리는 사람이 두 배는 힘들다몸은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기분은 풀린다그러다 문득정신 차리고 보니 내가 샌드백이다삶이라는 상대에게관계라는 상대방에게나라는 내게 정신없이 두들겨 맞는 것은 나를 배신한 나흠뻑 맞고 나서야 세상이 올바르게 보이는 것은 무슨 이치인지내일은 오늘보다 두 배는 더 샌드백을 두들겨야 할 것 같다고작 모래주머니가 얼마나 아픔을 느낄 것인가사는 것이 그런 것이지. (김부회 시인문학평론가)


(송미선 프로필)

시와 사상 등단, 2023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간지원 선정시집 (다정하지 않은 하루)(그림자를 함께 사용했다)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안녕하시지요...주신 시 '샌드백' 저도 잘 감상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주먹들 오라, 그렇게 되어지게 두둘겨 맞는 느낌
인식합니다. 속 시원히 맞았다 맞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걸
인정하고 나면 참 시원합니다.
아무튼, 건강 유념하시고요 형님.....늘 좌불안석이지만, 잠깐
잠시....마음 편히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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