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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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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미귀가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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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5회 작성일 23-05-31 14:12

본문

미귀가

=강성은

 

 

    빈방에 잠이 짐처럼 쌓여가고

    발 디딜 곳이 없어 여자는 문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알람이 울리면

    퇴근길이 출근길이 되고


    길을 잃은 것도 아닌데

    모르는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아는 골목으로 나온다

    골목과 골목 사이

    알다가도 모르겠는 시간이 흐르고


    짐보따리 하나를 든 여자가 잠옷 차림으로

    서울역 앞에 서 있다


    겨울바람이

    한밤중 흰 새들을 마구 떨어뜨린다


    새들을 밟고 손을 호호 불며

    막차를 타려고 사람들이 뛰어간다


   *계간 시와 사상2023년 봄호

 

   강성은

    1973년 경북 의성 출생. 2005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단지 조금 이상한』『Lofi』『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鵲巢感想文

    시제가 미귀가未歸家. 아직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이다. 집은 거와 휴의 공간이다. 그런 집에는 짐만 가득하다. 발 디딜 곳 없다. 귀가한 것이지만 귀가한 것이 아니고 알림이 울리면 다시 어디론가 출근한다. 출근한 그 길도 사실 잘 모르는 골목이나 마찬가지다. 모두 짐보따리와 같은 현실에 부딪히며 갈 길만 막막하다. 모두 구기고 싶은 충동감, 그러나 그럴 수 없는 현실은 새하얀 눈처럼 띄우고 마는 일 그 속에 내가 있다.

    기화가거奇貨可居라는 말이 있다.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여불위열절呂不韋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진기(珍奇)한 물건(物件)은 사서 잘 보관(保管)해 두면 장차 큰 이득(利得)을 본다는 말로 좋은 기회로 이용하기 알맞은 물건, 처세에 밝았던 여불위였다. 이달 각종 공과금과 제반 세금을 마감하니 다시 또 원점이다. 집안 곳곳 눈 돌려 보면 모두 짐보따리다. 새벽마다 길 나서는 곳도 집처럼 여길 수 없는 짐으로 가득한 여름이지만 겨울처럼 닿는 현실은 더욱 내 손을 얼게 한다.

    그나마 희망이라고 조금 담아 놓은 곳은 우리 경제의 취약으로 곧잘 무너지기 일쑤, 하늘은 왜 이리 또 맑은가! 이따금 자연인처럼 살고 싶은 마음 숨길 수가 없다. 귀가라고 어디 그것이 귀가일까! 그렇게 짤막짤막하게 살자. 한 시간의 행복과 좀 더 늘여서 보고 한 주일 기대와 같은 일로 이 미귀가(恨歎)의 글도 쓰고 나면 적체한 것은 뱉었으니 마음의 귀가에 좀 더 가깝게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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