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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죽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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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9회 작성일 23-03-30 21:58

본문

흰죽

=이덕규

 

 

    어느 가난한 흰빛의 최후를 수습한, 이 간결하고 맑은 슬픔은

 

    결백을 달이고 달여 치명에 이른 순백의 맑은 독 같아서


    험하게 상한 몸속의 사나운 짐승을 제압하는 일에 쓰인다네

 

    차마, 검은 간 한 방울 떨어뜨려

 

    흐린 제 마음 빛으로나 어둡게 받아야 하는 청빈의 송구한 맨살이라네

 

   얼띤感想文

    시가 참 깔끔하다. 뒤끝이 없다. 소화가 아주 잘 된 것처럼 뭐라고 얘기할 수 없는 맑음이다. 바닥은 절대 가난하지가 않다. 흰빛에 어우러진 빛깔에 오히려 때가 묻을까 조심스럽기까지 하다. 거저 한 됫박 퍼 올린 두레박에 맑은 물 한 잔 마시며 허기를 달래지만 역시 간결한 미음이다. 슬픔은 슬픔을 끌어올리며 종일 어머니를 보고 온 맨발의 결백을 씻게 한다. 치명은 치명에 이르게 하지만, 본분이며 한때 구름인 것을 내일은 또 검정 간 한 방울 떨어뜨려 제 마음을 씻어야겠다.

    잘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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