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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나무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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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23-03-03 13:13

본문

얼 음 나 무 / 류시화

 

 

첫해부터 후회가 되었다

집 가까이

그 나무를 심은 것이

 

구부러진 손가락으로 밤마다 창을 두드린다

첫 시월부터 마지막 여름까지

가지마다 비와 얼음을 매달고서

나의 부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바람에 갇힌 영혼같이

상처 입은 불같이

 

겨울이 떠나면서 덧문을 열어 놓고 갔을 때는

잠 속까지 걸어 들어와

꽃으로 내 삶을 두드린다

 

나는 그 나무로부터 너무

가까운 거리에 살았다

떨어지는 잎사귀 하나마저도

심장을 건드리는

 

 

얼기설기 엮기

내 삶은 처음부터 후회인걸까

터진 둑처럼 떠내려가는 흙탕물 속에 너는 감히 걸어 나올 생각조차 없는 걸 보면.

너무 가까운 곳에서 상처는 매일 제 손톱만 물어 뜯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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