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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의 원경 / 박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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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8회 작성일 23-03-06 09:38

본문

아픔의 원경 / 박판석

 

   

모든 아픔은

자리를 상실한 부품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제 가슴을 붉게 찢어버리는 화산

고요하고자 하나 강풍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하루 칠십만 번씩 제 가슴을 치는 파도

 

흔들리는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보였던 이유는

내가 그들의 아픔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음이다

 

적막을 깨뜨리며 구르는

모든 부품에는

제자리를 잃은 것들의

몸부림이 있다

 

얼기설기 역기

뉴스가 없는 날은 없다. 토해내는 말마다 기암절벽 같은 일을 어디서 그렇게 끌어 모아 오는 것인지 TV를 끄지 않는 한 끝도 없다, 멀리서 보는 것이 단지 소음으로 느껴지는 너무 흔한, 딱 3초 아프고 금세 잊어버리는 편리한 인간의 사고.

시는 망원경을 대고 먼 곳의 아픔을 제 눈앞으로 당겨 놓는다. 여기서 부품은 아픔을 아픔답지 않게 표현함으로써 아픔을 이겨 낼 수 있도록 그저 조금이나마 아픔이 덜 한 쪽으로 표현하고 치유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살이 찢기는 울부짖음을 아픔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견디기 어려운 일이니까. 고장 난 부품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 아름답게 작동되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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