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오미자나무는 =윤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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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미자나무는
=윤금초
그 무성턴 잎철 만나 흑싸리 데불고 노닐다가
단풍물 흥건한 이 가을 적멸 궁궐 일궈놓고
배 째라, 배 째라, 배 째! 붉은 꼭지 내민다.
잠 곤한 사직의 들에 휘몰아오는 마적의 바람
지체 높던 저 배롱나무도 삭탈관직 꽃 떨구고
오미자 성성한 가지, 석고대죄 손 비빈다.
얼띤感想文
무엇인가 쥐어뜯기고 나면 정신은 번쩍 든다. 그러다가 무엇인가 또 홀려 천장 끝 극락의 끝을 볼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고만장할 때도 있다. 항상 세상은 바다와 같다. 그 평정에 이르는 길로 치닫고 그 치달음에 화들짝 놀라 또 정신은 번쩍 든다. 그 이하로 떨어지거나 아예 건져 낼 수 없는 일로 영 망쳐버릴 때는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뉘우치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중요한 것은 기 살아 움직이는 일이 너무 도가 지나쳐서도 안 될 것이며 그렇다고 영 기죽어 내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일, 몇 번의 나락의 경험은 파도에 휩쓸리기보다 오히려 때를 가릴 것이다.
시인의 말발은 언제나 읽어도 구수하다. 배 째라, 배 째라, 배 째 나도 한 번 붉은 꼭지 내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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