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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 =김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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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1회 작성일 22-12-09 22:48

본문

정물

=김종연

 

 

    과거가 얼마나 지나갔는지, 미래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생각하는 너는 사랑스러웠다. 어디에 쓸 수도 없이 예쁘기만 한 걸 좋아하니까. 그러고 보면 세상은 사실 아주 명쾌한 게 아닐까? 한 개체가 전체의 출현 가능성이 되잖아. 여기에 내가 또 있을 수도 있다는 믿음과 너도 여기에 있을 수 있다는 기대. 너의 얼굴을 만지면 더욱 환한 발광체가 되고, 우리는 물질과 발화점 이상의 온도와 산소의 구성으로 타오르면서 흔들리게 되겠지. 마주한 얼굴을 붉히면서, 불을 쬐던 손이 점점 뜨거워지는 공포를 참아 가면서. 사랑과 슬픔, 사랑과 우울, 사랑과 아픔, 사랑과 피로, 사랑과 기쁨, 사랑과 도시 모두 두 글자밖에 다르지 않지만 일부러 틀리게 썼다는 걸 서로 아는 채로. 끝까지 부릅뜬 눈을 감지 않으면서. 근사한 개체 사이에서 사랑의 한 계통이 발생하고 있다.

 

   얼띤感想文

    한 개체가 전체의 출현 가능성이 되잖아! 그렇다. 우주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수소 인자에서 한 핵이 떨어져 나간 빅뱅의 이론과 같은 과거도 필요 없고 미래도 없는 어쩌면 영원한 정물의 상태, 이를 바라보면 아름답기까지 하다. 신의 창조물이니까! 신의 사랑이다. 무엇이 닿았기에 무엇이 생겼다. 한 개체는 모든 가능성의 개체 그 출발선이다. 우리는 그 출발선의 원동력이자 환한 발광체며 발화점이다. 마주한 얼굴을 보듯 시를 보고 있다. 믿음이 일고 사랑이 일고 그러나 그 뒷면에는 슬픔과 우울과 아픔과 피로와 기쁨도 있지만 도시적 아웃 더 라인에 눈 감지 못한 현실의 세계가 있다. 점점 멀어져 가는 안드로메다처럼 팽창한 시에서 원초적 발상지인 발화점 심장을 다시 움켜본다. 무엇이 진정 그대를 뜨겁게 달구었는지 아직도 뜨거운지 흔들리는 추에서 더는 붙들 수 없는 시곗바늘에서 탈피할 정물은 무엇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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