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송재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순례 =송재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4회 작성일 22-11-15 20:21

본문

순례

=송재학

 

 

    이틀 너머 고원에 걸어온 우리는 순례자들 사이에 섞였다 고원에는 녹모파 이끼류의 어슬렁거리는 오체투지로 봄이 조금 왔다 바람과 말()을 합친 깃발의 사원뿐인 넓은 땅은 한 사람의 손바닥처럼 고요하다 계곡 건너편, 금방 솟아난 첩첩 연꽃으로 무량겁의 산이 세워졌다 산이라는 곡선이 능선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날카롭기만 하다 풀도 나무도 없다 오직 먹물 가득 머금은 운두와 부벽의 준법(峻法)만 번갈아 바뀌어간다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 수천 마리 새의 풍화가 새겨진 돋을새김 때문에 아득해지는 중이다 바람 소리 없으나 강물을 닮으려는 바람과 길을 기억하려는 바람이 서로를 밟고 있다 사소한 시선이라도 이 높이에서는 구름의 채색을 닮는다 누군가 불안 대신 예언을, 누군가 평화를 얻었기에 고원은 어스름의 기척을 넘겨받았다 산의 등뼈에 붙은 녹슨 경첩이 삐걱거리면서 모든 소리가 귀를 달았기에 바람이 다시 드세진다 만상은 수줍은 결과부좌이다

 

   얼띤感想文

    이 시를 읽자마자 이틀이라는 시어에 눈독이 간다. 마치 이틀 저 틀 하듯이 어떤 모형을 예시한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시를 읽는 이는 시인이지만, 시를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종교처럼 닿을 때가 있다. 아니 잦은 일이지만, 일과를 마치고 무슨 순례자처럼 찾는 곳은 손바닥처럼 고요한, 이 시집 한 권이 아닐까! 가만히 읽다가 보면 첩첩 연꽃이 무량겁으로 피면서 산은 붉게 솟는다. 그것은 마음 한 자락에 무언가 일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오래간만에 카페 음악회를 가졌다든가, 풀과 나무도 없는 오로지 음악으로 연말 분위기가 잠시 있었다는 일기를 뒤로하고 시는 계속 감상한다. 그러나 운두에 미치지 못하고 부벽에 가깝지 않은 얼굴로, 순간 수천 마리의 새만 난다. 아직 살아 있다. 살아 움직이는 사고의 채색은 산의 등뼈에는 이르지 못하나 무릎만 삐걱거리면서 하루의 귀를 씻어본다. 이나 저나 수줍기는 마찬가지다. 순례처럼 가진 이 시간이 좋다. 22.11.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2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7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1-28
37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0 11-28
37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1-28
37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11-28
37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1-26
37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11-26
37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11-26
37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11-26
37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11-25
37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11-24
375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11-24
37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11-23
374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1-23
3748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11-22
37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11-21
37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11-21
37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1-21
37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11-21
374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11-21
37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1-20
37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11-18
37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11-18
37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11-18
373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11-18
37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11-17
37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7 11-17
37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11-16
37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11-16
37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1-15
37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4 11-15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11-15
373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 11-15
37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1-14
37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1-14
37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11-14
37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5 11-14
37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11-13
372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11-13
37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1-11
37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11-11
37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1-11
37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11-10
37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1-10
37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11-07
37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11-07
37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1-07
37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11-07
371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11-07
37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 11-06
37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11-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