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맛이라는 개념은 얕은 물에만 있는 것 같아요 =이원하 > 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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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맛이라는 개념은 얕은 물에만 있는 것 같아요 =이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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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4회 작성일 22-11-28 21:39

본문

깊은 맛이라는 개념은 얕은 물에만 있는 것 같아요

=이원하

 

 

    물에 젖는다는 느낌으로 읽어보세요 빛은 구석에서도 밝다는 기분으로 읽어보세요 집으로 돌아가보세요 서쪽으로 저쪽으로 왼쪽으로 집 안에는 옆 사람이 먼 사람이 될 정도로 챙 넓은 모자가 있을 거예요 그거 외로워서 샀던 건가요 외로우려고 샀던 건가요 아니면 외로움과 상관없이 뭉친 기분 풀려고 샀던 건가요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밤에 보는 꽃이 예쁘고 밤에 가는 오름이 좋다는 건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요 모든 생각을 하나로 모아주는 능력이 밤에 있는 것이니까요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바람이 불어요 제비 목소리로 귀는 막겠지만 밤엔 지붕이 있는 거나 없는 거나 마찬가지로 눈을 뜬 거나 감은 거나 마찬가지로 어두워요 어두운 건 밤의 장점이에요

 

   얼띤感想文

    깊은 맛은 얕은 물에서만 느끼는가 보다. 얕다는 개념과 대조적인 것은 깊다 일까? 그렇지가 않다. 박식하거나 너그럽다거나 후덕한 면을 들 수도 있겠다. 우리의 속담에 얕은 내도 깊게 건너라는 말이 있다. 잘 아는 일이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라는 뜻이다. 시학은 언제나 보아도 늘 깊다. 깊은 내를 들여다보며 얕게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물에 젖는다는 느낌이 들기 위함이겠다. 지금, 이 시각, 캄캄한 밤에 남에서 오른 새가 있다면 내가 보지 못한 물이 있을 것이고 내가 보지 못한 빛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잠시 앉아 들여다보는 공간이지만 나를 일깨운 이가 있다면 나에게 얼마나 많은 마음을 기울였던가! 생각한다. 깊다고 세상 사는 맛까지 깊이를 더하지는 않는다. 얕은 물이라고 저 담근 발을 느껴보지 않은 것도 아니듯이 제비 한 마리가 내 마음에서 일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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