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신해옥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악천후 =신해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8회 작성일 22-10-29 16:50

본문

악천후

=신해옥

 

 

    어서 가라. 가고 있어. 지우개지옥을 지나. 바구니지옥을 지나. 무성한 잡념을 헤치며. 반목의 뉘앙스를 견디며. 더듬었다. 끈적였다. 내가 자초한 것들. 자초지종이 없는 것들. 만지면 묻어나는 것들. 긁으면 피가 나는 것들. 불쾌한 재능의 뻘밭에 발이 빠졌고. 능동태의 숲에서 누더기가 되었고. 어서 가라. 가고 있잖아. 오류의 빛. 은혜의 밤. 만주 벌판을 본뜬 황량한 천국의 신기루에 눈이 멀었고. 오호츠크해를 떠도는 젖은 유령의 흐느낌에 기가 질렸고. 검은 삼각주에는 모서리가 없었고. 표면도 없었고. 방위는 무너졌고. 지도는 너덜거렸고. 괜찮습니다. 내 기분은 갱지가 아니라서 쉽게 찢어지지 않을 줄 알았지. 위도와 경도를 초월하여. 자르는 선을 따라 접고. 접는 선을 따라 지우고. 지우개지옥을 지나. 금 시대와 은 시대를 도약하여. 바야흐로 알미늄 시대에 닿을 것처럼 가볍게 구겨질 수 있을 줄 알았지. 바구니에 버리면 될 줄 알았지. 뒤집어쓴 바구니. 바구니의 목소리. 어서 가라. 제발 가라. 애원의 높낮이를 따라 뒤틀리는 것들. 의혹의 습도를 따라 말라붙는 것들. 쥐가 났다. 뜨거웠다. 해석의 가장자리를 따라 덧나는 것들. 환멸의 끝에서 충혈되는 것들. 간헐천이 끓었다. 속옷을 빨았다. 화상을 입었다. 불가능한 바람.

 

   얼띤感想文

    가져가라. 여기 내놓았어. 쟁반을 지나 마신 잔을 지나. 쫄쫄 굶은 바닥을 긁으며. 불화의 침실을 견디며. 여 오라 불렀다. 만졌고 모른 체했고 드러내 보였다. 내가 끈 것들. 고빙구화敲氷求火하는 것들. 찌르면 터지는 것들. 건드리면 더 달라붙는 것들. 도시의 어둠에 손등이 말라. 촉촉 부푼 나무가 그네 타는 것들. 가져가라. 어여 내놓았잖아. 풀린 두 손에서. 고무줄의 눈동자. 목에 걸어놓은 수첩에 자꾸 젖은 입술은 집 밖으로 새고 있었고. 도끼를 베고 잔 아침은 박힌 부리로 시름을 달랠 수 없었다. 저기 저 던져놓은 웃옷을 당기며 맞지 않은 추위를 열어두기만 했다. 시도합시다. 여기서 죽을 순 없습니다. 생각해보자고요. 이제 내려와야 할 때 천천히 문을 당기며 던져놓은 이불은 멀리하여 살아 숨 쉰 벽돌에서 최소한 짜깁는 바늘을 따라 걸어갑시다. 축 처진 어깨를 끌어올리고 지난밤 담갔던 빨래를 들고 길을 나서자. 광대처럼 거닐 수 없는 보도블록을 꾹꾹 딛으며 아직도 떨어지는 저 이파리를 밟으면서 철문으로 간다. 어서 가져가라. 있을 때 하이파이브처럼 지녀 가라. 구백 원도 안 하는 핸드크림에 애원의 호흡은 여기 이리 앉아 있으니 고개를 갸우뚱하지 말고 마! 가져가라. 거친 손으로 죽죽 짠 미끄러운 주문을 얼굴에 바르며 차례가 차례를 모르는 것처럼 바르며 보이라. 영영 가게 문 닫을 순 없으니 단추처럼 끼며 더욱 끈적한 하루를 가져가라! 어서 가져가라

 

    사실, 가게 문 닫는 거보다는 한 번 더 이 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한번 싸워봐야겠다. 판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출은 확연히 달랐다. 매일 조금씩 나아졌고 전보다는 두 배 가까이 더 느는 걸 지켜보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2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7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1-06
37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1-05
37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11-05
37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11-04
37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1-04
37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1-04
37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1-03
37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11-02
37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1-02
37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6 11-02
37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11-02
370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1-02
369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10-31
36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10-31
36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0-31
36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10-30
36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0-30
36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10-29
36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0-29
36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0-29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0-29
36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0-28
36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0-28
36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10-28
36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10-28
36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10-28
36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10-28
36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10-27
36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10-27
36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0-27
36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0-27
36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10-27
36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10-26
36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0-26
36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10-26
36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10-26
36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10-25
36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10-25
36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0-25
36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10-25
36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10-25
367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0-25
36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10-24
36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0-24
36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10-24
36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10-24
36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0-23
36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10-23
36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10-23
36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10-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