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람 =이병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한 장의 사람 =이병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22-10-12 22:36

본문

한 장의 사람

=이병률

 

 

    나는 1900년 생이다

    몇 년을 살아온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이불을 끌어다 덮었다 나만 이불을 덮느라 누구를 덮어주지 못했다 고양이를 빌려 몇 년을 산 적이 있다 신의 자잘한 부름도 몇 번 받았으나 계시는 거부하였다 태어날 적에 나는 나무 위에 걸려 있었다 작은 창문을 가지고 살았으며 집을 옮기면서는 더 큰 창문이 있는 집을 택하였다 몇 번 국적이 바뀔 뻔하였으나 가죽 깃발처럼 한없이 나부끼면서 느리고 천천히 지나가야지 했다 단 한 번 만났을 뿐인 사람의 목소리를 기억하면서 유혹을 관통했다 인생이 앞으로 밀고 나가는 기분이 들지 않은 시절에는 심장을 깎아 마음 가운데 앉혔다 그 사실을 감추지 않았는데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종이를 태워 누군가를 저주했다 그 사람은 곧 내 시간 앞에서 사라졌다 그때부터 나는 그림자를 하나 더 내 발치에서 붙이고 살았다

    나는 1900년 생이고 나는 계속해서 살아간다 살아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을 단 일 초도 느끼지 않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살아 춤추게 하고만 싶다 그러고 보니 더러는 지평선과 산맥을 돌보는 일을 하였다 최고의 목적이라면 신세계를 보는 일이겠지만 아직은 그때가 오지 않은 것 이제 얼마를 살더라도 당분간의 십 년 동안은 돌에다 비밀만을 새길 것이다 맨손으로 꾹꾹 눌러 선명히 새길 것이다 그러고는 나무상자 하나를 구해야 한다

 

   얼띤感想文

    시적 화자인 나는 1900년 생이다. 하나 구체 빵빵 아니면 영영, 영원한 삶을 혹은 빵처럼 영혼의 안식이거나 불러오는 경적음 같은 소리 은유로도 읽을 수 있겠다.

    시는 전체적으로 이야기식으로 전개한다. 꽤 유희적 산물이다. 이불은 시적 소통의 부재를 상징하며 고양이는 그 부재의 매개체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독자를 제유한 것이겠다. 나무는 시의 견고성을 대변하기도 하고 화자와 같은 성질로 죽음을 몰고 온 신적 존재다. 저 끝에 나무상자가 나오는데 이는 시의 인식을 불러온 고양이 죽음과 같은 그러니까 1900년 생에서 변이 한 또 다른 성질로 보면 되겠다.

    몇 번의 국적이 바뀐다는 말, 몇 번의 독자의 몸을 빌려 옮겨 다녔지만, 다만 그것은 가죽 깃발처럼 바람에 나부끼는 시 인식 부재를 대변하고 이와 반대의 표현으로 단 한 번 만났을 뿐인 사람의 목소리를 기억하면서 유혹을 관통했다가 된다. 가죽 깃발은 아직 인간으로 전개하지 못한 애완 같은 고양이의 몸짓을 상징하며,

    언제나 죽음의 바닥에서 펴보는 세상은 단 한 번이라는 것, 그러나 거기서 살을 붙이고 삶을 이어나가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러므로 인생이 앞으로 밀고 나가는 기분이 들지 않은 시절에는 심장을 깎아 마음 가운데 앉혔다고 묘사한다. 늘 가슴에 지니며 어떤 문장을 구사할 건지 시인의 책무로서 말이다.

    종이를 태워 누군가를 저주했다는 건 커피를 마시다 말고 뛰쳐나간 것과 같아 커피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아니, 커피라는 것도 모르고 무슨 독배처럼 인식한 건 아닐까 아니 국화에서 핀 국화차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커피가 나왔으니까 자리 벌떡 일어나 가버린 사실처럼 닿는다.

    더러는 지평선과 산맥을 돌보는 일, 바닥에 가라앉은 것과 바닥에서 융기한 것을 돌본다. 그러니까 완벽한 시의 세계인가 그것을 판가름하는 무슨 잣대처럼 본부기로서 말이다. 당분간 십 년 동안 돌에다 비밀을 새긴다. 십 년, 사거리의 상형문자처럼 밟아야 할 세계다. 또 다른 변이를 내가 건져 올릴 때까지다. 시의 가치는 거기에 있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2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6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0-23
36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10-22
36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0-22
36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0-22
36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0-22
36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10-22
365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0-22
36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10-21
36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0-21
36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10-21
36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10-21
36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10-20
36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10-20
36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9 10-20
36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5 10-20
36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0-19
36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10-19
36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10-19
36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10-19
364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10-19
36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0-18
36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0-18
36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10-18
36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0-17
36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0-17
36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10-17
36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10-17
36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10-17
36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10-17
36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0-16
36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0-16
36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0-16
36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0-16
36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10-16
36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0-15
36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0-15
36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0-15
36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0-15
36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10-15
36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10-15
36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10-14
36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10-14
36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0-14
36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10-14
36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0-14
361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10-14
36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10-14
36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10-14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0-12
36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10-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