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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의 현상학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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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2회 작성일 22-10-17 20:55

본문

기침의 현상학

=권혁웅

 

 

    할머니가 흉곽에서 오래된 기침 하나를 꺼낸다 물먹은 성냥처럼 까무룩 꺼지는 파찰음이다 질 낮은 담배와의 물물교환이다 이 기침의 연대는 석탄기다 부엌 한쪽에 쌓아두었다가 원천징수하듯 차곡차곡 꺼내어 쓴 그을음들이다 할머니는 가만가만 아랫목으로 구들장으로 아궁이로 내려간다 구공탄 구멍마다 폐(), (), () 같은 단어가 숨어 있다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가끔 일산화탄소들이 비눗방울처럼 올라온다 할머니, 기침 하나를 펴서 아랫목에 널어둔다 장판은 담뱃재와 열기로 까맣고 동그랗다 기침을 꺼냈는데 폐 전체가 딸려 나온 거다 양쪽 폐를 칠하느라 염료를 다 써서 할머니 머리는 온통 하얗다

 

   얼띤感想文

    여기서 기침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먼저 파악해야겠다. 첫째 기도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갑자기 숨소리를 터트려 내는 일 둘째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 이렇게 두 가지 뜻으로 놓고 보면 후자가 더 가깝겠다. 할머니는 주름의 세계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무언가 의도한 일로 표현에 이르는 단계 혹은 그 세계를 말한다. 우리는 할머니처럼 어떤 표현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물먹은 성냥처럼 까무룩, 마치 파찰음처럼 말이다. 물먹은 성냥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로 난연성이다. 말하자면 시의 가연성은 전혀 없다는 얘기다. 파찰음처럼 부드럽지 못한 거친 숨소리로 말이다. 질 낮은 담배와의 물물교환이다. 그만큼 가치가 없다는 말이겠다. 담배는 성질이 매우 잘거나 마음이 좁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쓰는 물건이기도 하다. 담배 한 대는 기생첩도 안 준다는 말이 있고 담배씨네 외손자라는 말도 있다. 이 기침의 연대는 석탄기다. 그만큼 까맣다는 얘기, 부엌 한쪽에 쌓아두었다가 원천징수하듯 차곡차곡 꺼내어 쓴 그을음, 대단한 일도 아닌 거로 마치 의무적으로 쓰는 어떤 행위 같은 거로 보인다. 부엌처럼 먹는 일에 대한 원천적 공방으로 낮잡아 보는 장소로 보이는 그러면서도 할머니는 자꾸 바닥에 근접하고 그러니까 수평에 이르고 구공탄처럼 활활 구체에 이르는 어떤 말에 가깝지만, 그것은 또 폐, , 요다. 마음을 닫아거는 쪽 고요함에 가깝고 쓸쓸해서 숨는 어떤 행위에 불과하다. 일산화탄소 같은 비눗방울이다. 숨 쉴 수 있을 필요성에 가까운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정화에 가까운 비누의 작용처럼 말이다. 오히려 할머니의 숨소리를 받아들인 장판의 세계가 구체에 더 이르며 열기만 더한다. 기침했는데 양쪽 폐 칠하느라 염료를 다 쓴 할머니, 수직에서 수평에 이르는 길 쉽지가 않다. 온통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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