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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함박 =서효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22-10-19 23:04

본문

함박

=서효인

 

 

이런저런 고기를 뭉친 고기 먹는다 광활한 대지에 선을 긋고 차를 세웠다 고기를 뭉친 고기야 고기라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아이들이 여기저기 뭉쳐 운다 짜고 맵고 퍽퍽한 것들이 뭉쳐서 아이의 광활한 속에 넣어지지 않고 함박 운다 후추처럼 소금처럼 마늘처럼 운다 함박 울지 말렴 소리 지르지 말렴 식기를 던지지 말렴 아이의 입은 더 크게 벌어지고 선이 지워지고 뭉친 울음소리들이 벽을 타고 올라 천장이 새까매 짜디짠 소스가 되어 뚝뚝 떨어지네 바닥에 떨어지네 허리를 숙여 닦네 계산을 하며 우네 주차된 차를 찾을 수 없고 영수증은 물에 젖었고 고기에서 번지는 아기 냄새 뭉쳐진 사람들이 마트의 코너와 코너 사이에 함박눈처럼 쌓여 구르네 미리 당겨온 다음 생애의 내 살점을 뜯어먹으며

 

   얼띤感想文

    나는 이 밤에 뭉친 고기를 뜯어먹고 있다. 대지에 선을 긋고 차를 세워놓지는 않았지만, 의자는 바짝 당겨 시퍼런 칼날로 써는 것도 아닌 이 밤에 마냥 아이처럼 울지는 않지만, 후추처럼 소금처럼 마늘처럼 소리 내 읽어 보고 타자하는 일은 어쩌면 다음 생애의 뭉친 어떤 고기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러나 나는 전혀 그런 마음은 없다. 어쩌면 유희의 기도를 부르는 12시가 되기 전에 이 또렷한 눈동자를 위한 저기 저 주차된 차를 보며 함박에 담은 고기를 보며 입맛 다시다가 가는 것만도 커다란 위안인 것이다. 식기처럼 식기를 들며 허접하지만, 이 식기에 담은 식기라 할 수도 없는 식기를 위한 시간에 잠시 한 숟가락 들고 퍼 올린 함박에 네 살점이거나 내 살점이거나 할 것도 없는 우리는 모두 함박에 담긴 사람, 사랑이다. 내일이 있어 눈이 뜨인다면 함박은 보아야 하고 함박에 놓이는 그날까지 삶은 이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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