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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밥줄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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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4회 작성일 22-10-10 20:13

본문

밥줄

=박지웅

 

 

    밥상머리에 앉아 시를 쓰다 생각하니 시는 내 마지막 밥줄 그러면서 또 시란 산 입에 거미줄 치는 일 아닌가, 글자로 공백을 쓰는 일 아닌가, 나는 실없이 웃는다

 

    어느 때부턴가 손은 거미처럼 슬슬 밥상 위를 걷기 시작했다 손가락은 가늘고 길어졌다 손가락을 펴면 다리가 나왔다 나온 다리들이 가볍게 손등을 일으켰다 빠르게 방을 가로지른 손

    허공에 밥줄을 걸고 있다

 

    시 쓴다고 껍죽거리다 입에 풀칠이나 하겠나

    아버지는 오래전에 죽었는데, 아버지는 가끔 밥상 뒤로 지나간다

    밥줄에 아버지가 걸린다

    나는 실없이 웃는다

    아버지가 실없이 웃는다

 

    꿈에도

    무게도 있다

 

   얼띤感想文

    종일 시만 생각하는 사람들, 어떤 사람일까, 가만히 앉아 아니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겠다. 책을 보거나 여타 사색을 하면서 삶은 옥수수 한 알씩 떼어먹는 일, 그렇게 떨어져 나간 공간은 불 꺼진 아파트 창처럼 어둠을 몰고 오고 새벽을 기다리겠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정오의 태양을 씻는 날이 오면 손가락을 펴 나온 다리가 허공을 걷고 코스모스 꽃잎같이 나부끼다가 한바탕 놀다가는 대낮 풍경은 따로 없겠다.

 

    펄펄 끓는 냄비 뚜껑 잠시 열었다가 닫아 폭폭 삶기는 국수 면발에

    다 풀린 시를 채로 건져내고 대접에 담아 나물도 넣고

    비빔장까지 곁들여 썩썩

    어머니와 함께 먹는 비빔국수 한 그릇

 

    국수 한 그릇도

    어머니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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