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마음 고요해지도록/ 권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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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마음 고요해지도록/ 권달웅
소란한 마음 고요해지도록
물푸레나무 잎에 실려 가는
새소리 바람소리
복잡한 마음 맑아지도록
아침 햇살에 찰랑이는
물속 산 그림자
후회하는 마음 남지 않도록
어제 잘못한 일은
어제 내가 먼저 사과하리
무거운 마음 가벼워지도록
오늘 해가 지기 전에
모든 걸 바람에 실어 보내리
(시감상)
지금 무렵이면 물푸레나무가 새하얀 모시저고리 입고 어깨춤을 추거나 한 다리 들고 날라리를 불며 동네방네 뛰어다닐 것 같습니다. 한 때 물푸레나무를 눈앞에 보고도 눈뜬장님이 되어 모르고 스쳐 지나갈 때도 있었지요. 물푸레나무 꽃잎은 저를 향해 하얀 백지장 한 장 건네줍니다. 휴일 아침, 굽은 발톱 같은 빈방에서 홀로 횃대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봅니다. 새소리 바람소리로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 같은 죄 많은 저의 행간을 말갛게 헹굽니다.
(시인프로필)
1943년 경북 봉화에서 출생. 한양대학교와 同 대학원을 졸업. 1975년 박목월 추천으로 《심상》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해바라기 환상』,『사슴뿔』,『바람 부는 날』,『지상의 한사람』,『내 마음의 중심에 네가 있다』,『크낙새를 찾습니다』와 시선집으로『초록세상』,『감처럼」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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