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꽃 =김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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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꽃
=김명리
장독대 옆의 대나무 두 그루 빗물에 쓸리며 흔덕이며 해 지는 방향으로 이파리를 날리고 있다 아버지 어느덧 돌아가시고 어머니 자꾸만 그쪽으로 돌아누우시고 하필이면 이런 날 비 오는 날 오이지 담그느라 누름돌 삶고 소금물 끓인다 빗물 소금물 눈물, 눈물 빗물 소금물 오는 비 다 맞으며 쥐어박힌 듯이 우는 멧비둘기 울음소리 듣는데 어떤 슬픔은 그 봉우리가 너무 높아 정상에 다다른 사람이 없다는 걸 모를 리 없는데 이내 자욱한 앞산 산마루는 초저녁부터 어디로 숨었는지 장맛비에 들까부는 댓잎들 사이사이 수천 낱 연무로 희부옇게 내 서러움 꽃피우는 저기 저 대꽃 망울들!
얼띤感想文
인생은 대처럼 곧다, 어찌 보면 그렇게 가는 것 같은 아니 명확한 삶이다. 죽음이 있다는 거 말이다. 평생 한 번 핀다는 대나무 꽃은 죽음을 상징한다. 장독대 같은 인생에 나는 무엇을 담았을까! 내심 반성하게 한다. 그간 일은 했다고 하나, 무엇을 위해 어떤 희생을 감내했는지조차 부끄럽게 닿는다. 대나무 두 그루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대처럼 곧은 아버지, 어머니의 삶처럼 또 거기 가 계실 듯 초월적인 삶 너머까지 자연의 생리를 말이다. 어머니는 노환으로 몸저 돌아누우시고 산 사람은 또 살아야겠기에 오이지 담근다. 그러나 비는 왜 그리도 내리며 눈물은 왜 자꾸 나는가! 비둘기 울음처럼 슬프기만 하다. 처량한 삶 그 자체는 우리 모두의 삶이 아니든가! 산마루처럼 고개 넘는 길은 인생 곳곳 있었다만, 가장 큰 고비 죽음의 그 고비를 넘는 일은 참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장맛비 부는 여름날 댓잎 사이 수천 낱 연무 희부옇게 깔렸는데 서러움 속 오늘따라 들까부는 대 하나가 심상치 않다. 아! 오늘 대꽃이 피면은 난 어쩐다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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