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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봄밤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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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4회 작성일 22-10-02 12:42

본문

봄밤

=권혁웅

 

 

    전봇대에 윗옷 걸어두고 발치에 양말 벗어두고 천변 벤치에 누워 코를 고는 취객 현세와 통하는 스위치를 화끈하게 내려버린 저 캄캄한 혹은 편안함 그는 자신을 마셔버린 거다 무슨 맛이었을까? 아니 그는 자신을 저기에 토해놓은 거다 이번엔 무슨 맛이었을까? 먹고 마시고 토하는 동안 그는 그냥 긴 관()이다 그가 전 생애를 걸고 이쪽저쪽으로 몰려다니는 동안 침대와 옷걸이를 들고 집이 그를 마중 나왔다 지갑은 누군가 가져간 지 오래, 현세로 돌아갈 패스포트를 잃어버렸으므로 그는 편안한 수평이 되어 있다 다시 직립인간이 되지는 않겠다는 듯이 부장 앞에서 목이 굽은 인간으로 다시 진화하지 않겠다는 듯이 봄밤이 거느린 슬하, 어리둥절한 꽃잎 하나가 그를 덮는다 이불처럼 부의봉투처럼

 

   얼띤感想文

    냄비에 등뼈를 넣고 끓이는 하얀 냄비 속에 등이 있다 폴폴 뼛골 사이에 장을 들이부었다 끌어 오를 수 없는 장력을 더 숨죽이며 불의 기억을 더 높여 본다 등뼈는 시시 때때 변하는 산들로 잠기며 우러나고 있었다 등뼈가 오르면 꽃잎의 젓가락이 따라왔다 이 비좁은 냄비에 떠오르는 단어는 눈앞에 펼쳐진 어느 죽음의 구름처럼 단어만 익어간다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허기가 영원히 나아가는 먹구름이다 등뼈가 무릇 다 익는다면 헤 벌어진 입술 너머 깊고 깊은 구멍의 길로 넘어가는 한 점 살점으로 한 문장의 형태미가 뜯기고 모양이 이지러진 살점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분간이 안 가는 세계에 다만 저녁은 저물 것이다 등뼈를 담았던 하얀 냄비만 뜨겁다 폴폴 뼛골 사이 묻은 장이 간에 딱 맞다 살점 다 뜯긴 뼛골만 냄비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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