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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을볕 =이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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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7회 작성일 22-09-10 16:49

본문

가을볕

=이선욱

 

 

가을볕 아래

곡식들 익어가네

저마다의 단단한 보석을 품고

 

고요히 자란 키들로 모여

풍요로운 대지의

한 철을 이루네

 

가없는 곡식들의 빛으로

출렁이는 오후의 지평선은

어디론가 흘러가고

 

밀짚모자를 쓴 한 노인은

문득 허리를

일으켜세운 채

 

흥얼거리던 옛 가요 속

빛바랜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네

 

    얼띤感想文

    1,

    가을볕이 따스하다 가을볕이 따스한 가운데 우리는 푸름을 자랑하는 논밭을 가로질러 갔다 가을볕은 무르익어 가는 사과를 보며 걸었다 그 사과 하나를 땄다 가을은 사과의 단맛을 보며 걸었다 가을볕은 고개 숙인 곡식을 보며 계속 걸었다 가을볕에 토실토실 익어가는 대추도 있고 포도는 이미 수확하고 있었다 가을볕을 쬐며 걷는 이 농로에서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건 가을의 전부였다

    2,

    순도에 가까운 농도였다 한동안 쑥으로 연명했다 농도를 낮춰야 한다 낮춰야 한다며 자연식이었다 눈에 좋을까 싶어서 쓴맛을 즐겼다 오히려 순도에 더 가까웠다 보이지 않았다 양약을 먹었고 제때 밥을 먹었다 대낮인데 더 캄캄했다 어둠은 천지삐까리었다 그러나 사임당과 세종의 갈림길에서 어느 쪽이 사임당인지 분명 분간하였다

    3,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거미줄이 쳐져 있었고 형광등 불빛은 낮보고 있었다 이미 다 마셔버린 하이네켄이 뚫린 구멍으로 위를 보며 있었고 파리채가 놓여 있었다 검은 양말이 벗겨져 책상에 아무렇게나 던지어져 있었고 휴지가 뽑혀 있었다 가야 한다 나는 가야 한다며 시간을 보고 있었다 시간은 아무 상관없는 일로 제 갈 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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