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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안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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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1회 작성일 22-09-11 15:01

본문

동양

=안태운

 

 

    나는 무기를 쥐고 있었다. 겨루고 있다. 그와 분투하는 동안 서로를 노리고 있다. 무엇도 되지 않는 풍경에 휩싸여서 그러나 눈앞에 있는 대상을 향하여 있다. 무언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므로. 나는 그를 본다. 어느새 이기려 한다. 이기고 있다. 이겨 버리면 되었고 그것은 감각 속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의 급소를 겨눈다. 거두고 있다. 그의 얼굴은 풀리고 있었고 그러나 우리는 서로 무연해지고 있습니다. 그가 나를 바라본다. 보면서 뒤돌아선다. 나는 감각을 잃고 있었네. 그러자 그는 걸어가고 있었다. 건너왔던 곳으로. 차 밭을 지나 주변을 돌아서, 또 돌아나가고 멀리 보이는 푸른 것들을 지나서, 그가 우세한 지역에 들어선다. 그가 돌아간 자리에는 그러나 다친 네가 생포되어 있었다. 너는 무기를 찾는다. 그것을 쥐려 한다, 너를 둘러싼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네 앞에 선다. 너를 겨눈다. 너는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 네가 감각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그러나 음각된 장식들이 흩뜨려 놓은 공간 속으로 너는 봉착해 있다. 사람들 틈으로 너는 어두워지는 푸른 것들을 바라보고 있다. 보이고 있다. 그런 너를 그가 찌른다. 사람들은 너를 보고 있다. 찌르고 있다. 네가 보는 걸 볼 수 있는 것들은 사라진다. 나는 너와 함께 죽고 있다.

 

   鵲巢感想文

    시제 동양은 같은 모양, 모양이 같음을 말한다. 한자로 표기하자면 동양同樣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무기로부터 시작한다. 글의 인식과 표현에서 무기를 쥐고 있거나 겨루고 있는 자아를 말한다. 사실, 무기로 표현해서 그렇지만, 무기의 그 반대쪽 역할은 무엇인가? 한 번 생각할 필요성은 있는 듯하다. 무기, 생명력의 활력을 지니고 있지 아니한 상태 그것을 바탕으로 아무것도 적지 않음의 상태까지 우리는 무기로 볼 수 있다. 그것은 하나의 무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쟁터에서 싸워나갈 어떤 싸움의 도구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무기력함의 연속이겠다. 그러므로 그 무기력함의 깨뜨리는 작용으로 무엇도 되지 않는 풍경에 휩싸이거나 무언가 사라지는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분명 그것은 나를 또 인식하는 과정의 절차겠다. 이러한 절차의 과정은 무기로 무기를 쥐고 있는 것과 겨루고 있음을 시인은 말한다. 여기서 이기려고 하는 것 결국 이겨 버리고 말 것이지만, 이러한 과정은 기어코 나의 급소를 겨눈 일이기도 하거니와 얼굴을 푸는 일이며 나와 또 다른 나와의 관계에서 무연해지고 마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나를 뒤돌아보는 일이기도 하고 그것은 감각을 잃어 가거나 마치 차 밭을 지나 주변을 돌아나가는 것처럼 다시 말하면, 푸름의 세계를 확인하는 길처럼 무기에서 벗어난 일이기도 했다. 결국, 그것은 동양의 세계에 다다름을 말하는 것이며 나와 나의 주변을 확인하며 감각적으로 음각한 장치에 좀 더 넓은 공간적 확보를 마련한 셈이기도 하면서 영원히 푸름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어떤 세계에 봉착한 것의 그 의미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일은 무기처럼 오는 일이며 무기처럼 벗어난 일이기도 하면서 무기에서 오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기도 해서 너와 즉 또 다른 나와의 관계에서 함께 죽어 들어가는 길, 그것을 우리는 시의 세계에 봉착한 것이라 해도 과언은 결코 아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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