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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토마토와 중이염 =최하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22-08-25 22:14

본문

토마토와 중이염

=최하연

 

 

    귀에 고름이 찼다 하는 수 없이 굴을 팠다 한 변의 길이가 5밀리미터 정사각형 모양으로 한 자를 팠다 아무 일도 없었다 활주로엔 비행기가 차례대로 내렸다 수직으로 한 길을 팠다 토목 기술자들이 짜증을 냈다 네모난 구멍이 네모난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았으므로 나는 그냥 손가락으로 이마를 툭툭 두드리며 구멍을 팠다 십 리를 팠다 네모난 구멍 네모난 구멍 안에는 네모난 구멍뿐이었기에 따로 옹벽을 세우지 않았다 토목 이론가들도 짜증을 냈다 백 리를 파자 지금껏 아무것도 나오지 않던 갱도에서 신발 끈이 나오고 안테나가 나오고 충전되지 않은 배터리가 나왔다 고름을 흡입해야 할 시간이었으므로 파기를 중단할까 하다가 여론이 나빠져 다시 팠다 천 리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팠고 만 리까지는 야간 작업처럼(야간 작업에 대한 진술은 따로 기록해두었다) 팠다 처음부터 믿지 않았지만 사각의 수직 갱도가 점점 깊어지자 모든 이동 전화들이 한꺼번에 울려대고 케이블 채널마다 똑같은 프로만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제, 네모난 구멍 만 리짜리 네모난 구멍에 폭약을 채워 넣는다

    안녕!

 

    얼띤感想文

    죽은 안개와 죽었던 냉 꽃이 식탁에 점멸등처럼 놓이고 굳음의 안내 인양 젓가락이 이들을 집으며 모서리로 몰아넣고 있었다 누가 빠져 죽어도 모를 동동주 한 사발씩 퍼 날랐고 그렇게 길다고 하는 궤도의 밤길로 미끄러져 갔다 부딪는 소리가 번쩍 튀어 오르다가 버너에 불 댕긴 채 올려진 냄비 속 전골을 들고 온 주방장이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갔었다 귀를 흠뻑 적실 듯 한 잔씩 더 기울일 때 양념 듬뿍 처 올린 도토리묵까지 깜박거리는 저 붉은 음절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봉사하며 누굴 위해 누워 있었던 것인가! 내내 휘몰아치는 안개의 눈빛과 냉큼 거리는 저 미각의 보드라운 혀에 말려 들어간 이 죽음의 냉 꽃에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버섯전골 여기 공기 하나 더요, 힘찬 사내의 손짓이 있었다 바짝 졸인 고구마 줄기의 휘어진 길 위에서 모든 거리는 백발의 뿌리를 흔들며 난생처음 난생의 각 잡은 꼴에 꼴값을 떨며 낯바대기에 바른 원심의 바깥 급격히 휘몰아 돌려세운 이탈된 소음이 주위 뱅뱅 돌고 있었다 불룩한 공원을 숨기며 아랫배에 힘을 주며 걸어 나가 지갑을 건넨다 우리가 살지 않는 곳에서 우리로 몰아넣는 저 뜨거운 손이 기꺼이 받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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