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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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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되지 않는 문장 =지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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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3회 작성일 22-08-27 14:54

본문

수리되지 않는 문장

=지연구

 

 

    세상을 향해 침묵시위를 하던 스크린 도어 어느 시인에게 쉽게 마음 주어 품었을까, 시 한 편 가족으로 시작하는 첫째 연이 그는 마음에 들었다 시를 읊조리며 열어보는 공구함 자기 몫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공구들이 저들끼리 투덕거리고 싸우다 뒤엉켜 있다 니퍼와 드라이버를 찾아 세상의 등쌀에 홀쭉해진 허리춤에 꽂을 때 뜯지 못한 포장지가 안쓰러운지 컵라면이 울상을 짓는다 이 문을 다 고치고 돌아가면 저 아름다운 시를 어머님께 들려 드려야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삐걱거리는 청춘을 수리하는 구의역 9-4승강장 시의 행간에서 피곤한 눈을 비빌 때 정규직의 달콤한 희망을 가장한 눈빛을 번들거리며 디룩디룩 살찐 두더지 한 마리 달려든다 어머니께 들려주고 싶던 마지막 행 글자들이 잔뜩 겁먹은 얼굴로 온몸을 파고들었다 알록달록한 열아홉 청춘이 너무나 멀고 어두운 지하철 터널 속에 갇혀 버렸다 내가 더 힘을 내야지 수리공을 잃어버린 스크린 도어가 삶과 죽음의 노란 경계선에 후들거리는 몸을 기대고 단단한 콘크리크 바닥에 눈물로 뿌리 내린 흰 국화 몇 송이 수리되지 못한 짧은 문장들을 포스트잇에 쓰고 있다

 

    얼띤感想文

    스크린 도어 수리공과 시의 인생, 어머님께 들려주고 싶은 시는 작가의 인생사, 정규직과 비정규직에서 오는 차이와 직업관, 그건 디룩디룩 살찐 두더지 한 마리 달려든다에서 오는 시의 느낌, 그러나 열아홉 청춘이 너무나 멀고 어두운 지하철 터널 속에 갇혀 버린 끝내 돌아오지 못한 삶도 있다는 것을 흰 국화 몇 송이로 눈물로 뿌리내린 문장도 있음을, 한 공구통에 가족처럼 니퍼와 드라이버와 같은 인생에서 세상의 등쌀에 홀쭉해진 허리춤에 꽂으며 사는 서민의 삶, 결국, 세상을 향해 침묵시위를 하는 스크린 도어처럼 훤히 들여다보는 세상 구조에 수리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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