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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들리지 않는 연주 =윤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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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5회 작성일 22-08-17 12:58

본문

들리지 않는 연주

=윤의섭

 

 

    공원에 서 있는 중년의 청동 사내는 바이올린 켜는 듯 텅 빈 허공을 안고 있다 왼쪽으로 비튼 고개를 약간 숙이고 어깨에 쏟아지는 빛살은 황금현이 되어 떨린다 숲 뒤로 난 먼 길을 따라 걸어와 두 팔을 서서히 올리다 그만 굳어버린 사내의 마지막 연주는 사막의 어느 부족이 멸종되는 순간까지 읊조리던 달빛의 가락이었거나 高原에서 세상의 모든 비명을 끌어들이며 흔들리는 풍경 소리였거나 비바람에 풍화된 목관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두 팔의 품으로 파고드는 별빛을 켜기도 했다 때론 잠시 쉬어가는 철새의 날개깃을 쓰다듬기도 했다 불협화음처럼 문드러진 청동의 녹슨 손가락으로 사내는 보이지 않는 음계에 매달려 있다 언제부터 거기 서 있었는지 알 수도 없고 초연은 어떤 곡이었는지 가물거리기만 해 공원의 뗏장보다 더 시퍼런 녹을 뒤집어 쓴 채 두 팔에 고여 있는 석양의 붉은 진혼곡을 뚝뚝 떨어뜨린다 그제서야 공원을 어슬렁거리던 사람들은 제 갈 길을 알아챈다

 

    얼띤感想文

    가게 안 한쪽 벽면에 붙은 큼지막한 글자 사이로 거미가 지나간다 모국모국 제국건설문은 닫혀 있었고 바깥은 알 수 없는 오토바이 소리와 헬멧들 그들 사이에 주고받는 어둠만 있었다 아침이면 어디론가 떠나는 기름들, 검정 마스크 끼며 안장에 앉아 불꽃을 일으키는 약동의 거리 나는 또 부서지고 말지만 한 줄 금기어처럼 먼지만 갈 앉는다 슬리퍼 신은 한 아이가 내리막을 뛰어 내려가고 한쪽 눈 없는 노인이 아까 내려간 그 아이를 업고 오르막을 오르고 있었다 얼굴이 없는 아이였다 불편한 도로에서 밀려오는 슬픔은 어제 죽은 몸 없는 아이를 생각하게 한다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없는 산책, 모발의 근육을 세우고 철근으로 버팀목 삼지만, 빗물에 떠내려간 장화에 심장은 또 하나의 꽃밭이었던가 보호자 없는 총기에 식판만 들고 나르는 저 기사들 무슨 죄를 지었기에 머리통만 수북이 담아 놓았을까 이식할 수 없는 반창고만 죽은 세포에 붙여놓고 이상한 문구 하나를 보내고 있었다 바람은 불면 더 불수록 꽃에서 더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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