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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순례자의 언덕 =박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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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22-08-18 16:20

본문

순례자의 언덕

=박상수

 

 

    당신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순간 산길은 소리 없이 끊어졌어요 깎인 생목의 부스러기들로 가슴이 가득차 있었지요 손바닥은 조금 젖었고 끈끈한 민트 잎새들이 거미줄에 감겨 말라갔어요 난 흔적없이 다녀가고 싶었지요 비와 안개 차가운 공기들, 불가촉천민의 소떼들이 광목 띠를 받치고 지나갔어요 평생이란 얼마나 두꺼운 종이 뭉치인가요 염소가 씹으면 얼마나 오래 배부른 채 잘 수 있나요 난 꽤 오래전에 강을 건너왔는데 여전히 종이 신을 신고 있었어요 산을 감싼 연기, 당신은 어린 죽순을 품에 안고 한 겹 한 겹 강물에 띄워보내고 있었지요 누룩이 가득한 술도 아직 식지 않았는데 당신 입술, 당신 목을 껴안고 놓지 않았어요 내가 태어날 때 당신은 오래 곡식을 씹어 내 입에 넣어주었지요

 

    얼띤感想文

    책이 아니었다 이상한 사람이었다 아무도 펴보지 않을 거 같은 자리에 떳떳하게 올린 저 녹색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집에서 옛 얘기를 들으며 앉아 있었다 부끄러웠지만 대단한 용기였다 엄마가 없어도 엄마처럼 한때 어깨를 다독였던 저 쓸쓸한 풀잎의 소리를 좀 더 노인이 되어 읽고 있었다 청소부가 없는 운동장에서 검은 잎만 가득해서 장님은 또 얼마나 긴 시간을 보냈던가! 아이는 얼마나 또 마음 아파했으며 어둠 속에서 혼자 지냈을까! 한때의 열정으로 무엇이 하늘이고 별빛인지 모르는 골목길에서 봉투는 다만 왜 그리 서성거렸을까! 저 검은 발자국의 창밖은 꿈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뿌리 없는 흰빛의 무덤이었다 조붓한 숲길을 만들고 산은 산을 오르고 땀내를 내리고 저 건너오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간 심지에서 한참이나 바라보며 서 있었다 이토록 너는 네가 빠진 가운데 무수히 내리는 눈발로 상대를 주시하며 꿋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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