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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곡선의 이유 =이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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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8회 작성일 22-08-20 12:57

본문

곡선의 이유

=이다희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면 죽을 수도 있어 그렇게 죽은 사람을 본 적 있어 실은 모든 것에 위와 아래가 있지 모두들 위에서 아래로 가는 걸 두려워해 그러니까 계단이 있잖아 수많은 계단이 있는 이유를 생각해봐 하지만 이 세계에서 나만한 곡선이 있을까 계단을 만들어놓고 왜 이용하지 않는 거야 나는 물어봤어 그 사람 당연히 대답을 못해 으스스하더라 꼬리를 껴안고 잠이 들었어 그다음날부터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어 고양이를 보면 죽는다는 소문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는 소문 나보고 재수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다시 한번 묻자 계단을 왜 이용하지 않았어? 계단 아래에도 계단 계단 위에도 계단 계단계단계단 계속 계단이라고 중얼거리면 기분이 이상해져 사람들은 나를 잡을 수 없을 거야 내 곡선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얼띤感想文

    자고 일어나면 모든지 계단이다. 그 계단을 잘 밟을 수 있도록 무릎을 부드럽게 하는 게 유일한 상책이다. 세계는 문과 벽의 이진법 속에 on-off. 이제는 국경이 없는 붉은 봄만이 있는 제국의 성장만을 우리는 보고 대한다. 수평은 수평이 아니었고 수평은 단지 수평이었다. 수평에서도 떨어져 죽을 수 있는 시대, 죽은 사람을 매번 보고 지내는 이 바닥에서도 두려움은 있기 마련, 저 까만 것에 대한 곡선을 걷어 내는 일이야말로 계단을 만드는 일, 나만의 성을 쌓는 일이겠다. 매일 출근하는 이 성에도 뒷문을 열면 고양이가 있다. 안을 수 없는 길고양이다. 나만 보면 당당히 서서 울부짖는 그에게 사료와 우유를 건넨다. 그러면 당연히 받아먹고는 차 밑에 웅크리고 있다. 저 녀석은 내가 계단이겠다. 오늘은 비가 오고 물고기 한 마리 파도를 일며 돌아오는 저 심연에 몸을 맡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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