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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데칼코마니 / 신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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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4회 작성일 22-08-08 22:11

본문

데칼코마니

=신철규

 

 

네 감은 눈 위에 꽃잎이 내려앉으면 / 네 눈 속에 꽃이 피어난다 // 네 감은 눈 위에 햇살이 내리면 / 네 눈 속에 단풍나무 푸른 잎사귀들이 살랑거린다. // 네 감은 눈 위에 나비가 앉으면 / 네 눈동자는 꽃술이 되어 환하게 빛나고 있을까. // 먼 항해에서 돌아온 배의 노처럼 / 네 긴 속눈썹은 가지런히 쉬고 있다. / 가끔씩 배가 출렁이는지 / 넌 가끔 두 주먹을 꼭 쥐기도 한다. // 네 감은 눈 속에 눈이 내리면 / 나는 새하얀 자작나무숲을 한없이 헤매고 있을 거야. / 지친 발걸음이 네 눈동자 위에 찍힌다. // 네가 눈을 뜨면 내 눈은 까맣게 감기고 말 거야. // 나는 너를 채우고 너는 내게서 빠져나간다. / 우리는 번지면서 점점 뚜렷해진다.

 

    얼띤感想文

    詩는 데칼코마니다. 한쪽 아무렇게 그린 그림 반 뚝 접어 그 반대쪽 찍힌 그림처럼 거울 보고 선 자아다. 시를 가만히 읽으면 그 차분함에 하루가 안도한다. 마치 조용한 귀에 닿는 어떤 여인의 말씀처럼 차분하다. 이것만큼 좋은 취미는 없다. 내 영혼을 안정시키며 또 하루가 넉넉한 것도 이만한 것은 없지 싶다. 바깥 하늘은 온통 먹구름인데도 여기 이 하늘은 꽤 맑다. 그러므로 천사는 아니지만 천사처럼 마음이 순간 넓으며 삭신은 들판처럼 너르다. 저 먼 데 노 저으며 뱃길 운항할 필요는 없지만, 마치 지옥보다 더 깊은 심정의 바닥에 닿았다가 물길 저어 온 기분 저 먼 곳 하늘 닿아 오르기 힘든 등반길보다 상쾌한 숨을 주고받은 이 길, 애인은 아니지만, 그대와 깊은 키스도 이것만 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 밤, 선풍기 바람이 어디로 인도하거나 흐릿한 안갯발 놓으며 점점 뚜렷한 밤길 헤쳐 놓는 것도 어쩌면 뿌듯한 가슴 징한 일이다. 그러므로 명절이 내일이면 이것만 한 좋은 일도 없음을 글발에 닿아 본 사람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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