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코트 / 유희경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빈 코트 / 유희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2회 작성일 22-08-11 11:14

본문

빈 코트

=유희경

 

 

    나의 벽에는 코트가 하나 걸려 있다 나는 저 코트의 주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은 내게 단추를 하나 채우도록 만들지만 침묵하는 나의 빈 코트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겨울을 건너온 것일까 몇 번의 밤 몇 개의 느린 눈송이 차마 내려오지 못하던 그 겨울들의 이력 몇 장의 백지 몇 가닥의 마른 손끝 검은 나무들이 날린 잎사귀들의 두려움 기억한다 우리를 비틀거리게 하던 그림자 그림자의 사이 지나쳐버린 속도 배웅해야 했던 웃거나 웃지 못하고 떨어뜨린 딱딱한 이름들 잊지 않을 것이다 한쪽 주머니에서 찾아낸 식은 글자들 꺼내 읽어보려 했던 입술의 창백한 모양 그저 음악 같던 추위와 추위의 하얀 뼈 마침내 하나가 남고 남은 것 떠나려 할 때 어디에 남아 있는 것일까 우리는 벽에 걸린 채 비어 있는 나의 코트 채운 단추를 풀어보려던 작은 힘을 나는 놓쳐버린다 그리고 느린 눈은 아직도 떨어지고 있구나 일생을 다한 속도로 그것들은 공중에 남을 것이다 각오를 숨긴 사람들 지나간다 이곳엔 아무것도 없다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벽과 같은 것을 세운 적이 없으므로 어디에도 걸려 있지 않은 나의 빈 코트

 

    얼띤感想文

    지천명을 걷는 한 존재다. 내가 걸 수 없는 벽에 나는 몇 개의 코트를 걸려고 했던가! 한 세대를 두고 양쪽 세대에 양쪽 양말에 의해 나는 또 얼마나 휘둘리며 살았던가! 그러나 그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또 얼마나 다독이며 살았던가! 이 시를 읽으니 그런 생각이 지나간다. 지천명의 감정 용량은 너무 지나쳤거나 너무 작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나를 내려다보는 저 어머니, 어머니의 간절한 입을 늘 무심코 듣는 아들이었다. 종일 그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뭘 그리 말씀이 많으신지 종일 중얼거리시는 어머님, 그저 자식이 바라는 대로 따라주시면 또 얼마나 좋은가! 죽음을 맞지 못해 이 지겨운 세상을 빨리 저버리지 못해 도로 안달이신 어머니였다. 내가 걸 수 없는 벽이었다.

    빈 재킷이 옷걸이에서 출렁거린다. 이 여름날 선풍기 바람에, 너울거린다. 저것은 또 어디론가 출정하라며 손짓과 눈짓이다. 그러면 또 일기가 나올 것이다. 시가 나올 것이다. 삶은 어쩌면 돌고도는 일, 어느 것이 먼저 죽든 돌려야 하는 이 몸뚱어리다. 푹푹 찌는 여름 오후 2시 모 총무님을 만나기로 했다. 화재보험을 건네고 사인을 받아야 하고, 기획사는 조금 늦게 가야 할 듯하다. 어제 넣은 보험은 기각되었다. 처리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침 출근, 내부자가 한 마디 건넨다. 아득하다. 어디서 무엇으로 또 이달 맞춰 가야 하나! 모 선생의 그린 그림 한 장이 이쪽을 바라고 웃고 있다. 웃는 얼굴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3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211 선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8-14
32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8-14
32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8-14
32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8-14
32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8-14
32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8-14
32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8-14
32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8-14
32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8-14
32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8-13
32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8-13
32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8-13
31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8-13
31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8-13
31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8-13
31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8-13
31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8-13
31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8-13
31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8-13
319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8-13
319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8-13
31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8-12
31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8-12
31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8-12
31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8-12
31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8-12
31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8-12
31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8-12
31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8-12
318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8-12
31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08-12
31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08-12
31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8-11
31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8-11
31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8-11
31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8-11
31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8-11
31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8-11
31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8-11
31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8-11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08-11
31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8-10
31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8-10
31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8-10
31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8-09
31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8-09
31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8-09
31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 08-09
31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8-08
31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8-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