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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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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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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9회 작성일 22-08-12 19:01

본문

얼마 지나지 않아

=임승유

 

 

    너는 이사 갔다. 편의점에서 맥주 마시고 데려다준 적 있어서 어디 사는지 알고 있을 때는 언제든 너 보려면 맥주 마시고 데리러 가면 된다 생각했는데

    너는 이사 갔다. 살던 곳에서 조금 더 들어간 무슨 빌라라고 하는데 세상에는 조금 더 들어간 빌라가 너무 많고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 마실 일도 없어지고

    조금 더 들어간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한다는 것인지 조금 더 미뤄둔다는 것인지 조금 더 가난해진다는 것인지

    차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가면 나오는 집 앞에서는 생각이 많아졌다.

 

    얼띤感想文

    이 시를 읽는데 마치 읽는 자의 마음을 그대로 읽는 듯해서 깜짝 놀랐다.

    네가 심은 어둠을 다른 곳으로 이주한 적 있었다. 정오였다. 문 꽉 닫은 콘크리트 건물에서 가시광선만 쟁여 놓는 곳 그 곡간에다가 하이네켄 따 마시며 치타를 몰며 타자한 노을이 있었다.

    너는 분명 이주했다. 원룸 단칸방에 스러져 있는 분홍을 나는 업고 나와 이 세상에 없는 어느 화장대에다가 심어놓았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길목이지만 결코 알아볼 수 없는 이 어둠은 어느 아카시아 뿌리도 닿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가 가시광선에 불 댕기면 너는 활활 타올랐다.

    너의 늑골을 보고 싶어서 전깃줄에 의지한 가시광선의 눈꺼풀을 벗기며 너의 등대를 어루만지다가 어쩌면 그 뒤에 닿는 짐승의 냄새가 피어오른다면 너의 집 앞에서 문을 닫고 어느 날은 오고 어느 날은 가듯이 엽서를 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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