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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남남북녀 / 나해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9회 작성일 22-06-27 18:40

본문

1

그대를 사랑하여 껴안은 것이

세상의 죄가 되었네

그토록 오랜 세월을 함께하기를 꿈꾸어

이제 곁에 있게 되었으나

세상은 이를 보고

죄라 하네

찬란한 햇살 아래

좋아서 밝게 웃는 다정한 두 얼굴을 보고

세상은 죄가 모여 있다 하네


2

내 그대를 사랑함은

싱그러운 그대 성품 때문이어라

말은 목소리 흰 이마가

아름다워서여라

서양꽃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들꽃으로 청초해서 좋아라

깨끗한 바람 마시며

이슬 같은 이야기로 날이 새고 지는 곳에서

그대 살고 있어

그대 사랑하여라


3

내 그대를 사랑함은 병이 되었네

그대 그리워 여윈 내 몸이

징그러워

모두들 손가락질이네

그대를 사랑함이 하늘 아래 죄가 되어

이렇듯 오래토록 갇히어 홀로이네


4

그대가

황금빛 노을을 하얀 목에 두르고

언덕 위에 계시네

그대가

어두워지는 하늘가에서

샛별처럼 초롱한 눈빛만

말없이 빛내고 계시네

그대의 작은 웃음에도 나는 행복했었네

그대의 한마디 음석에도 가슴 벅찼었네

그대가

언덕 위에 서 계시는데

흙 위에 엎딘 내 몸 다시 일어설 수 없네

그대가

말없이 바라보시는데

내 젖은 눈시울 마르지 않네


5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는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은

가슴에 묻어둔 사람이 자라고 커져서

가슴을 터질 듯 완전히 채워준다는 것


버림받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가슴에 묻히기 싫다

떠나버린다는 것

가슴이 미어진다는 것은

떠나버린 사람 때문에 가슴이 텅 비어

피조차 돌지 않는다는 것

피조차 돌지 않는다는 것


6

당신을 당신으로 확인하 방법이

지금 제게는 없습니다

껴안고 또 껴안아도 당신은

제 품에 계시지 않습니다

당신이 정말 제 곁에 있으신가요

제 곁에 계시기는 하신가요

대답해주세요

당신을 당신으로 확인하 방법이

지금 제게는 없습니다


7

당신을 사랑할수록

온전히 소유할 수 없어라

당신을 그리워할수록

멀리 바라만 볼 뿐이어라

사랑하면 할수록

더 온전히 갖지 못하는

뼈아픈 이 형벌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요

그리워하면 할수록

더 손 마주잡지 못하는

절절한 이 안타까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요


8

그대와 함께

새봄 꽃더미 속에 묻히면 좋겠네

사람들 눈총이 보이지 않는 향기로운 흙 위에

함께 무너지면 좋겠네

가시담이 헐린 자리

무성히 핀 들꽃더미 속에

함께 넘어지면 좋겟네

정말 좋겠네.


창비 1993 나해철[아름다운 손]

감상평 : 남과 북의 분단현실을 사랑에 빗대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남남북녀를 애절하게 표현했다

그의 시집 [무등에 올라]도 읽었지만 작품이 서정적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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