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 윤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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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 윤의섭
연둣빛 사이로 문득문득 피어 있는 벚꽃이 저수지에 그대로 비쳤다 예상대로라면 저것 봐 학이야 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그녀가 소곤거려야 했다 그러나 스쳐가는 바람결에서 잊어벼렸던 풀내가 간신히 느껴졌을 뿐 며칠 밤을 지새웠는지 모를 낚시꾼만 수심을 가늠하고 있다 그녀 자리에 낚시꾼이 그녀 살내음에 바람이 몇 가지가 바뀐 것이다 이 바람은 너무나 긴 여행을 했다 그날도 벚꽃이 피었고 산자락 너머로 바람은 어렴풋이 풀내를 흩날렸다 저것 봐 학이야 기둥 뒤 이젠 안 보일 거야 가리킨 곳은 주춧돌만 남은 절터 나는 약간 어질하여 아무 데나 몸을 기댄다 등 뒤로 거대한 기둥이 갑자기 솟아난 듯 무언가 몸을 받쳐준다 노을에 물든 구름 기둥이 신전처럼 세워졌다 저수지 속의 나무 기둥이 한차례 일렁거리고 낚시꾼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기둥에 새겨진 저 오래된 참요
얼띤 感想文
시를 감상하다보면, 좀 리얼한 것도 많다. 아 그저 그랬거니, 하며 본다. 문제는 시 사랑이다. 시인은 어떤 참요를 얘기한 걸까? 몸을 지탱한 하나의 믿음이었다. 여기서 사용한 시어와 그 문맥과 더불어 의미를 새겨 볼 필요가 있겠다. 벚꽃이면 만개한 어떤 장면을 저수지면 소보다는 조금 더 큰 웅덩이, 학에 대한 의미도 말이다. 학鶴과 학學을 두고 주춧돌은 기둥 밑에 기초로 받혀둔 돌로 어떤 학문을 새워야 할 기초과정에 대한 밑그림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처지다. 잘못 읽으면 탐미적에 가까운 詩겠지만, 어떤 한 과제를 두고 함께 업적을 이루어야 할 과정을 읊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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