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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돌의 정원 /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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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2-05-03 00:05

본문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나를 열고


여긴 더이상 식물이 자랄 수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소매를 끌며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고 합니다


우리는 흰 울타리를 넘어 처음 보는 숲으로 갑니다


보통의

숲이었는데


나무들이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올려다보며 아주 긴 목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흰 종이 위를 맨발로 걸어가본 적 있니

앞이 안 보이고 축축한 버섯들이 자랄 거야


거기 있어? 물으면 거기 없는


여름

우리는 아름답게 눈이 멀고

그제야 숲은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서

눈부신 정원을 꺼내주었던 것입니다


색색의 꽃들 아름다워 손대면

검게 굳어버리는 곳


아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멀찌감치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니 거기서 무얼 하고 계세요

왜 그런 굴러떨어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계세요


무심코 둘러보았는데


모두들

자신을 꼭 닮은 돌 하나를

말없이 닦고 있었습니다



창비2015 안희연[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강상평 : 시인은 아이를 통하여 나무숲으로 진입한다

숲의 나무는 시인과 같이 걸어가며 호주머니에서 눈부신 정원을 꺼내준다

색색의 꽃 그러나 만지면 검게 굳어버리는

아이가 시인과 동일인이라고 믿게 만드는 어쩌면 돌을 닦는 아이 같이

우리들 모두 자신과 꼭 닮은 돌 하나를 말없이 닦고 있다고 한다

돌이란 닦으면 빛을 발하지만 그렇지 않은 돌도 많다

숲의 돌은 강이나 바다의 돌보다 투박하고 거칠어서 닦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말없이 닦는 돌은 아이 같은 시인이 시에 정진하는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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