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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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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외올실 / 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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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25회 작성일 21-11-22 00:32

본문

외올실 / 기혁


1

막다른 골목을 빠져나오며 보았던

발자국 위 또 한 발자국

초겨울의 숫눈 위로

네발 달린 맹수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핏덩이 같은 고백을 송곳니로 깨물고

허물어진 담장 밑

배고픈 새끼들을 향해 가듯이

당신을 기다리던 나를 앞질러

개들이 짖어대던 청춘의 모퉁이를

아침처럼 내달리고 있었다

무수한 화살이 태초의 맹수를 겨누고

더운 심장을 물들이기 위한 올무가

시간을 잡아끌었지만 매번

붙잡혀 온 것은 직립의 절뚝거림뿐

하얀 입김을 내뿜는 살점과

얼룩무늬 등허리의 촉감을

어째서 상처도 없이 거두려 한 것일까


2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두번째

막다른 골목에 고독이 갇히고

나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까지 이어진

긴 핏자국의 행렬을 고쳐 쓴다

창문 너머 당신의 음영이 비칠 때

슬픔은 마지막 발자국으로부터

되돌아오는 것 앞코가 벌어진 운동화의

무심한 본드 자국처럼

곁을 내어준 자리엔 찌꺼기가 경계를 긋는다

당신의 발치께에 눈이 쌓이면

눈 때문에 디뎌야 할 봄날이 먼저 시리다

떠나간 사랑을 아는지

그것은 맹수가 맹수를 부르다 흘린

눈물 속 내력이며

결빙의 발을 감춘 야경이 포효하던

홀로 선 인생의 뒷모습이었다


* 기혁시인의 시집 <소피아 로렌의 시간> 중에서


#,

외올실은 오직 한 가닥으로 이루어진 실을 뜻 하는데 화자는 

우리인생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인생 앞에 놓여있는 길은 온 길도 갈 길도 피할 수 없는 

외올길, 킬리만자로 고봉처럼 험준하여 아름다운 그림처럼

즐거움도 있고 이겨내해야 할 고난과 아픔도 있다

헤어지기 아쉬운 사람도 있고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도 있다


맹수로 대변되는 이미지의 흐름은 화자의 깊은 사색과 넓은 

안목, 수려한 은유와 비유로 한 편의 인생 서사를 엮고 있는데 

이미지 전반에서 솟구치는 활력은 화자의 강한 의지 표방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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