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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序詩) /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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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53회 작성일 22-01-10 04:16

본문

서시(序詩) /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 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 이성복 : 1952년 경북 상주 출생, 1977년 <문학과 지성> 등단, 2007년 제 53회

            <현대문학상> 수상, 시집 <뒹그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등 다수


#,

낯선 저녁 풍경이 고즈넉하게 다가옵니다

김춘수시인의 '꽃'도 생각나게 하고 

함형수시인의 '해바라기 비명'도 생각나게 합니다


잡으려 해도 

당신의 微明은 아득할 뿐....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해질 녘 지향점 잃은 까마귀 떼 같습니다


지나가는 화살입니다 

그러나, 과녁은 여기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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