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의 의자/유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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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의자
유이우
바다는 누워 있다
세월에 온몸을 펼치고 있다
파도는 때때로
뿔의 부드러운 허공처럼
바다가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다
바다가 지구를 빠져나가지 않는다
철썩철썩
미래에 지친 달력이 넘어가고
먼저 가보겠다 했던 지평선의 작은 꽃
꽃의 경험에 영원히
다가갈 수 없다
햇살에 마음이 자꾸
빗나가는 창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먼 훗날의 테이블은 의자를 집어넣는다
- 시집 <내가 정말이라면>에서, 2019 -
- 시인의 시집을 읽노라면, 어떤 파도를 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시집 전체가 하나의 바다처럼 출렁이며 미래로 달려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나는 의자 하나를 가만히 놓고 앉아서,
오래도록 그 바다 위에서 시와 함께 흔들리며 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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