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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가는 아이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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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2회 작성일 25-01-07 21:22

본문

망가져가는 아이

=이영광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

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

조용한 아이였다

조심하는 아이였다

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

떨려고 하지 않았다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

웃지 않는 아이였다

묻지 않는 아이였다

말을 잘 들었다 잘 들렸나 듣기도 전에

움직이는 아이였다 들려도

움직이지 않는 아이였다

전후좌우를 보았다

속이 빤히 보이는,

안 보이는 아이였다

아프지 않겠습니다

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

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었다

죽으면 죽으리라*

살면 살리라

벗은 아이였다

벗겨진 아이였다

생각하지 않고,

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

시간이 잡은 아이였다

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

어느날, 돌아온 아이였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에스더서 416


    창비시선 366 이영광 시집 나무는 간다 30-31p

 

    얼띤 드립 한 잔

    오히려 피 터진 때가 좋았다. 조용하다. 조용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세계 속에 나는 있다. 그러므로 조용하게 묻혀 있다. 드러내지 않는다. 오로지 블랙과 더불어 블랙을 두르며 블랙에 의존한다. 까맣게 칠하고 나면 오늘 있었던 일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칠하고 또 칠하고 그래도 지울 수 없는 건 언제 드러날지 모르는 그림자에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러므로 웃지 않는다. 그러므로 묻지 않으며 심지어 움직이지도 않는다. 다만 전후좌우만 살핀다. 언제 죽어야 할지 고민만 한다. 죽으면 죽으리라, 살면 살리라. 완전히 벗은 아이였다. 아니 벗겨진 아이였다. 누가 그랬다. 오로지 손 놓으니까 됩디다. 지평선에 닿을 때 머리는 깨지고 피는 솟구친다. 말하자면 한계에 이른다. 아플 곳이 없다. 그런 세계는 꿈이었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망가져 가야만 하는가? 왜 그럴까? 그건 한 가지 이유다. 좀 더 자유를 위해 좀 더 남을 생각하고 좀 더 집을 보태기 위해서라고 그러면 망자는 웃는다. 가만히 생각하면 망가진 건 조금도 바뀌지 않는 손금에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다. 벌써 구름은 짙게 깔렸다. 담벼락은 오물이 난무하고 혀끝은 국수로 얼얼하다. 바뀔 때가 되었다. 아직도 바꾸지 못한 고독에 중독만 쓸어 넣는 검문에 지겹다. 에헤라디야 아예 일어나지 말고 영 죽었으면 싶다. 망 가져가는 아이만 비처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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