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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햇살마루/ 심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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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9회 작성일 25-01-18 14:34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118)


 겨울의 햇살마루/ 심상숙


차마 문을 다 닫지 못했지 삐걱 소리 날까 봐, 아이들이 꾸던 꿈을 깰까봐,

그해 겨울 빈 사무실 살림을 들였던 일원동, 일원동이 살게 해 준 그 집

조금만 더 따스했으면. 막내와 둘째 첫째 이불 밑 빠져나온 조그마한 발들,

아침 식사와 점심 도시락을 싸 놓고 한남대교가 끊어지기 전에 어서 건너야

했던 그 새별 출근길, 한강의 동녘 틈에서 새 떼가 까맣게 새어 나왔지

잠결에 막내가 울었다던가, 변소 가던 옆방 김포댁이 보았다고, 그때 문밖

난간으로 걸어와, 창문을 열어 주고, 아이들에게 동치밋국 퍼다 먹인 사람,

붉은 수수깡 울타리 속 검은 연기 헤치고 숨을 트며 보았다던, 그 뒷모습

누구였을까?


(시감상)


오래전 연탄이 주된 연료였을 때 집마다 연탄을 땠다. 시간 맞춰 연탄불 갈아 주는 것이

힘든 일이었다. 연탄을 사용하다 보니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하여 사망하는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연탄의 불완전 연소에 의해 생기는 일산화탄소 흡입이 사람을 마비

시키고, 동치미 국물은 잠든 사람의 의식을 깨워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시인의 오래된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은 사라진 풍경들이 하나둘 스친다. 모두 어려운 시절이기에

나만 어렵다는 생각을 못한 시절, 그 시절의 추억과 회상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겠지만 아무리 환경이 좋아져도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다. 좁은 골목과 딱지치기, 구슬

치기, 자치기, 아이들이 뛰놀던 그 어딘가에 사람처럼 살고 있었을 내가 그립다. 이 겨울의

어디쯤 내가 있을지 모를, 어떤 날이다. 햇살이 봄을 재촉한다.

나는 누구인가를 되묻게 되는 겨울 한 복판이다.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심상숙 프로필)

추계예대 문창과, 광남일보 신춘문예, 목포문학상 등 다수 수상, 시집(흰 이마가 단단하구나)(슬픔이 세상에서 하는 일)


  심상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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