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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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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꿈/남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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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3회 작성일 21-08-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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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꿈 




  남호섭





  두모악 갤러리, 제주도에 빠져 제주도 사진만 찍은 김영갑의 작품이 늘 전시되는 곳. 난바다에 태풍이 인다는 소식 들려오면 일부러 태풍 찍으러 마라도에 갔다던 그 사람, 며칠씩 굶고 한뎃잠을 자면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바람을 찍었다지.


  나도 제주도에 가서 제주도에 빠졌네. 바다가 좋아 한 번은 걸어서, 한 번은 자전거 타고 바닷가 길로만 빙 돌았네. 그러다 내 꿈 하나 생겼지. 두모악 갤러리 머지 않은 바닷가에 작은 자전거 가게 차리는 일. 자전거로 나흘 걸리는 제주도 한 바퀴, 사흘째 되는 날 점심 무렵쯤에 그 가게가 있으면 어떨까.


  사람들이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쉴 그늘도 만들어 놓고, 펑크 나면 감쪽같이 때워 주고, 체인 엉켰으면 기름 묻혀 가며 풀어 주고, 이따금 길을 물어 오면 한 번쯤 길을 잃어도 바다는 늘 곁에 있다 말해 주리. 그러다 아무도 오지 않을 시간쯤 파도만 와서 바퀴살에 찰랑찰랑 부딪칠 때, 그때는 내 낡은 자전거 타고 가서 두모악 마당에 가만히 앉으리.


  김영갑이 난치병과 동무하며 화산 돌 하나하나 쌓아올리던 시간, 그 시간들을 느껴 보리.







  * 김영갑(1957~2005)은 루게릭병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가운데서도 두모악의 정원을 가꿨다. 

    바람을 좋아한 그는 거기에다 작은 바람에도 잘 흔들리는 나무들을 심었다. 


  - 시집 <벌에 쏘였다>에서, 2012 -






- 내 마음이 정화되는 시다. 

  우리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의 맑은 정신을 시를 통해 읽는다.

  너무 맑고 잔잔한 바람 같은 시를 읽으며,

  오늘 저녁, 시란 이런 건가 보다 하고 생각에 잠긴다.

  바람이, 제주도의 그 바람이 지금 내게도 다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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