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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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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발/유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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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5회 작성일 21-07-09 18:15

본문

 발 





 유병록





 지나간 고통은 얼마나 순한가


 인간 하나쯤 아무렇지 않게 태우고 다니는 네발짐승 같다

 말귀를 알아듣는 가축 같다


 소리 없이

 나를 태우고 밥집에도 가고 상점에도 들른다

 달리거나 가만히 서 있기도 한다


 한참을 잊고 지내다

 네 등에 올라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길들여진 고통은 얼마나 순종적인가

 사나운 짐승의 시간은 이미 오래전의 일

 네 발이 내 것 같다


 말을 듣지 않고 날뛰는 시간도 있다

 그러나 너를 껴안으면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위험한 길


 참을 수 있을 만한 시간이 참기 어려운 밤


 발을 어루만진다

 발가락을 하나씩 세어본다

 내 발이 네 것 같다


 너는 나를 태우고 또 어디론가 가려 한다


 네 등은 따뜻하고

 나는 그 커다랗고 우멍한 눈동자와 마주치는 일이 드물다


 -  시집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에서,  2020  -







-발은 중력과 나의 모든 하중을 스스로 견디고 있다.

 그것은 고통의 길이다.

 한마디 불평도 없이 가는 순종의 삶이다.

 그 우멍한 눈동자 한번 보여주지 않고 가는 길이다.

 오늘, 

 나를 업고 다니느라 족저근막염 걸린 내 발을 진하게 안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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