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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법/권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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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79회 작성일 21-07-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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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근법 




  권경인




  천천히 걸어도 빠르게 닿아버리는 목적지는 싫다

  허기진 밤길 오래 걸어


  행복도 열정도 제 몫의 것만 제 품속에 거두며 

  허공에 온몸을 담그고 서 있는 나무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깊은 물은 조용히 흐르는 법이다


  이미 많은 걸 깨달아 단순해진

  숲에


  비 내리고 까맣게 바람 분다

  새들은 길을 잃지 않는다


  -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서, 1998 -







- 원근법, 멀리 있는 건 작게, 가까이 있는 건 크게.

  멀리 숲을 보고서 걸어들어가면, 가까이 한마디 변명도 없이 서 있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많은 걸 깨달아 단순해진 자는 변명도 없고, 또 길을 잃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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