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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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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바람의 무덤/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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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21-03-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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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무덤 






신용목







마른 낙엽과

구긴 종이와

찢은 봉지가


한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추격자의 창끝처럼 비가

비스듬히 내리꽂혔다


소년이 방죽에서 눈을 팔았구나

한 점씩 붉은 뺨과 맞바꿨구나


구르는 데마다가 낭떠러지 깊이였으니

캄캄한 사방 어딘지도 모르게 쓸려가고


은빛 빗금이 기워내는 어둠에 덧대지는 기차소리


파주에는 이런 비가 내린다


버려진 얼굴이 그 살의 연한 막으로 먼 귀퉁이 가등처럼 붉어질 때


취기로 타는 몸들 하나씩의 등불이 되어 환한 허기를 던지러 간다

달려가는 자의 등에서 저를 마감하는 창끝처럼


구름의 방향이 세상의 가장 가파른 비탈이므로


결국 우리는 바라보던 곳을 향하여 쓰러지리라


방죽은 저녁을 퍼와 강물 위에 붓고

빗줄기의 귀마다 꿰어지는 기차소리


마른 낙엽과

구긴 종이와

찢은 봉지가


쓸려가는 한곳으로 눈먼 우리는


소년의 등에 꽂혀 방죽을 떠난다




- 시집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에서, 2007 -










* 낙엽과 종이와 봉지가 쓸려간다.

  저녁을 퍼오는 방죽이 있고, 그곳엔 소년이 있다.

  그리고 소년의 등에 창처럼 꽂혀 방죽을 떠나는 것들이 있다.

  바람의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등불 같은 몸을 가진 우리의 이야기다.

  상징으로 점철된 시지만, 파주 같은, 몸과 현실의 비가 내리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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