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김선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간이역/김선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7회 작성일 21-04-04 09:26

본문

간이역 






김선우 







내 기억 속 아직 풋것인 사랑은

감꽃 내리던 날의 그애

함석집 마당가 주문을 걸듯

덮어놓은 고운 흙 가만 헤치면

속눈썹처럼 나타나던 좋.아.해

얼레꼴레 아이들 놀림에 고개 푹 숙이고

미안해 - 흙글씨 새기던

당두마을 그애

마른 솔잎 냄새가 나던


이사오고 한번도 보지 못한 채

어느덧 나는 남자를 알고

귀향길에 때때로 소문만 듣던 그애

아버지 따라 태백으로 갔다는

공고를 자퇴하고 광부가 되었다는

급행열차로는 갈 수 없는 곳

그렇게 때로 간이역을 생각했다

사북 철암 황지 웅숭그린 역사마다

한그릇 우동에 손을 덥히면서

천천히 동쪽 바다에 닿아가는 완행열차


지금은 가리봉 어디 철공일 한다는

출생신고 못한 사내아이도 하나 있다는

내 추억의 간이역

삶이라든가 용접봉, 불꽃, 희망 따위

어린날 알지 못했던 말들

어느 담벼락 밑에 적고 있을 그애

한 아이의 아버지가 가끔씩 생각난다

당두마을, 마른 솔가지 냄새가 나던

맵싸한 연기에 목울대가 아프던



- 시집 <내 혀가 입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에서, 2000 -











* 유명한 영화 [노트북]에서 여주인공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에게 오래전 첫사랑이었던, 일을 하고 있는 중년의 남자를 보여준다.

  다만 인생은, 또 운명은 선택의 열매임을 가르친다.

  나는 이런 시가 좋다.

  어떤 실체가 있는 시, 그래서 영화를 보듯 생각에 잠기게 하는 시.

  시는 첫사랑을 융숭한 문장으로, 마치 영화처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첫사랑은 시와 영화가 새길 영원한 흙글씨이리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5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3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5-09
236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5-09
2359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5-09
235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05-08
23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5 05-07
23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7 05-06
23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5-05
235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7 05-04
23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0 05-03
23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05-03
23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5-02
23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5-01
23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0 04-30
23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4-28
23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4 04-27
23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4-26
23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4-25
234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04-24
234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4-23
23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4-22
23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4-21
23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4-20
23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4-19
23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4-19
233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04-18
233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4-17
233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4-16
23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4-15
23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4-14
23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4-13
233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1 04-12
23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4-12
23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4-11
232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04-10
23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4-09
23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1 04-08
232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4-07
232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4-06
232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04-05
23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4-05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4-04
232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8 04-03
23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1 04-02
23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4-01
231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3-31
23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6 03-30
23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03-29
2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03-29
23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3-28
23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6 03-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