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의 유산/이병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산양의 유산/이병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21-04-10 19:09

본문

산양의 유산 






이병일







내가 잃어버린 침구는

희고 아름다운 불면증을 가진 자작나무숲인데


자정 이후 나는

저 퍼붓는 흰 빛이

텅 빈 골짜기로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내 그림자를 쫓아와

내 짧은 목을 와락 쑤시는 검은 털의 스라소니,

첩첩하게 더운 숨을 뚝, 뚝 부러뜨린다

목이 달랑거리고,

줄줄이 내장 뜯길 때까지

나는 잠들지 못했다


이 겨울밤은 침침한 비명으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나는 흰 빛이 숲을 표백시키고

뿔의 테두리마저 녹이는 소리를 들었다


침묵하고 있는 음침한 바람 계곡이

나를 검불로 헤집었지만

나는 입술을 달싹이며

이끼 낀 밤을 위해 기도했다


흰 빛을 좋아하는 것들은 꼭 겨울밤에 죽었지만

사실 나는 흰 빛이 눈 속에 가득 차서

숲의 불면증 속으로 들어가보지 못했다



 - 시집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에서, 2016 -











* 이 시를 몇 년 전에 읽었지만 전체 내용보단 하나의 하얀 이미지만 남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내 기억에겐 좋은 시다.

  제목의 산양은 어느 구절에서도 언급되지 않고 시 전체의 이미지로 작동하고 있다.

  불면증, 산양, 자작나무숲과 대비되는 스라소니에 이르러, 시는 절정을 맞는다.

  그리고 산양의 유산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그림자처럼 흘리며 시는 

  자작나무숲의 불면증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5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3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5-09
236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5-09
2359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5-09
235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05-08
23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5 05-07
23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7 05-06
23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5-05
235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7 05-04
23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0 05-03
23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05-03
23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5-02
23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5-01
23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0 04-30
23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4-28
23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4 04-27
23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4-26
23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4-25
234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04-24
234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4-23
23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4-22
23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4-21
23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04-20
23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4-19
23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4-19
233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04-18
233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4-17
233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4-16
23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4-15
23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4-14
23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4-13
233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1 04-12
23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04-12
23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4-11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04-10
23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4-09
23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1 04-08
232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4-07
232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4-06
232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04-05
23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4-05
232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04-04
232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8 04-03
23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1 04-02
23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4-01
231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3-31
23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6 03-30
23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03-29
2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03-29
23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03-28
23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6 03-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