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아름다운 사냥꾼 딸이 꿈을 헐어 전나무에 물을 주고 큰 배로 만들 때까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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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아름다운 사냥꾼 딸이 꿈을 헐어 전나무에 물을 주고 큰 배로 만들 때까지
리산
진눈깨비 밤새 무섭게 온 아침
눈꽃 핀
눈꽃 나무 아래
폭신한 옷으로 겹겹이 무장한 누가
프롬나드한다
어디선가 앰뷸런스 싸이렌 소리
위급히 들리고
옛이야기처럼
착한 사람들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
모가지가 부러질까
서러운 나는
고양이 걸음으로
살얼음판을 걸어
고양이 밥을 구하러 간다
- 시집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에서, 2017 -
* 두 가지의 큰 상징이 있다.
긴 제목에 깔린 것과 시 본문에 나타난 것.
이런 시는 억지로 해석하면 할수록 반감만 든다.
그냥 리듬에 맡기며 즐거이 읽고 생각하다보면 툭 하고
눈꽃처럼 가슴에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나무 아래 프롬나드, 즉 산책하는 마음으로
시를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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