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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역전 식당/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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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4회 작성일 21-01-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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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식당 




김혜수





국밥을 주문해놓고

티브이 화면 속 무균실 유리상자 안에서

밥숟가락 뜨는 아이를 보네

육체에 배달되는 밥이라는 세균

병 깊어 투명한데

밥 한술 뜨는 게 필생을 기울이는

의식이어서 읍하고 서서

마음으로 대신 밥을 먹고 있는 어미

먹는 게 아니라 다만

먹어두는 밥이 있네

서둘러 한술 뜨는 역전 식사

식탁을 가로질러 모서리에서 툭

급하게 사라지는 햇살

유리문을 밀고 왁자하게 밀려왔다가

왁자하게 쓸려나가는 발자국에

이상한 고요가 묻어 있네

한칸의 정적 부려놓고 기차 떠나네

가벼운 흥분으로 와글거리다

잦아드는 기다림의 끝에

마주하고 싶은 밥이 있네

식어버린 선지처럼 겉돌며

역전 식당 창가에 앉아

일렬로 늘어놓은 화분들을

오래도록 내다보고 있는

저기, 저



- 시집 <이상한 야유회>에서, 2010 -






*  밥은 생의 의식이다.

   어떤 밥은 시장터처럼 흔하고 또 어떤 밥은 필생을 기울이는 예배다.

   먹어야만 하는 밥이 있고 단지 먹어두는 밥이 있다.

   어떤 이는 왁자한 가운데 왁자하게 먹고

   어떤 이는 왁자한 가운데 정적이 깃든 채 먹는다.

   시는 식당의 풍경을 투명하게 늘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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